나는 점심으로 급식을 먹기도 하고 도시락을 싸서 먹기도 한다. 어느 날, 도시락을 싸서 다 먹고 일을 하고 있는데 저학년 작은 아가가 찾아왔다. 가까이 다가오는데 위에 입은 하얀 티의 가슴에 갈색 얼룩무늬가 잔뜩 있었다. ‘이게 뭔가?’하고 자세히 보니 자장면 얼룩 같았다. “너 짜장면 먹었지?” 하니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급식에 자장면이 나오는 날이었던 모양이다.
가슴만이 아니었다. 아가의 팔 여기저기며 어깨까지 얼룩은 있었고 나는 ‘혹시?’ 하는 마음으로 아이의 마스크를 살짝 내려보다가 폭소를 터트렸다. 입 주변에 묻었을 거라 생각하고 내려본 건데 입은 물론이고 코부터 턱까지 온통 갈색 수염이 나 있다. “푸하하하, 아가야 자장면을 입으로 안 먹고 온몸으로 먹은 거야?” 하며 눈물을 흘리며 웃었다.
작은 아이는 나름 쑥스러웠는지 조용히 나갔다 들어오더니 자기 입을 삐죽이 보여준다. 그 사이, 입을 씻고 와서 깨끗한 얼굴을 자랑할 요량이었다. 그런데 입만 깨끗하지 턱 주변은 수염이 더덕더덕했다. 그 모습에 나는 물티슈로 포동포동한 얼굴을 닦아주며 배꼽을 잡고 웃고 웃었다. 너어무 귀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