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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자의 전성시대 Nov 27. 2024

"추우니까 들어가요", "싫어요"

진짜 1학년은 너무 귀여워!

폭설이 내린 오늘, 모든 도시와 자연이 눈으로 덮였고, 등굣길과 출근길, 학교 정문은 아수라장이었다. 


 하지만 눈으로 덮인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고 따뜻해 보였고, 세상 모든 색이 자취를 감추고 하양이가 세상을 호령하고 있었다. 나는 이게 좋았다. 눈으로 덮인 나무도, 거리도, 운동장도 멋스러웠다. 


 운동장에 쌓인 눈 덕분에 점심시간에 1학년 한 반이 나와 눈놀이를 하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내려오면서 강아지 같은 아가들이 운동장에서 놀길래 잠시 나와 구경을 했다. 꽤 놀았는지 담임 선생님이 마이크로 "자, 이제 추우니까 교실로 들어갑시다." 하고 말씀하시니 모든 아이들이 일제히 "싫어요."를 외친다. 


 나는 너무 웃겨서 깔깔거리며 지켜보았다. 선생님은 다시 "더 있으면 감기 걸리니까 얼른 들어가야 해요." 하니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싫어요."를 외친다. 나는 또 배를 잡고 깔깔거렸다. 근엄한 선생님의 모습과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이 참 안 어울리는 듯 어울렸다.


 이때 한 남자아이가 대답만으로는 성에 안 찼는지 눈덩이를 만들어 선생님 가까이 가더니 선생님을 향해 눈을 던졌다. 난 이 상황이 귀엽고 웃겨서 넘어가는데 담임선생님은 아무런 반응도 없으시다. 아마 매일 겪는 일이 테니 그러신가 보다. 


 선생님 말씀에 "싫어요.'를 온 힘 다해 말하는 아가들, 최선을 다해 선생님께 눈덩이를 던지는 아가들!

정말 웃기고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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