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도 잊은 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by 영자의 전성시대

글이 300개를 향해 가고 있다. 3년간 참 열심히 글을 써왔고 그만큼 느끼는 바도, 생각도 늘어갔다. 처음 브런치 작가를 하면서 '왜 구독자가 더 늘지 않을까?' '다른 작가는 하트가 50개가 넘는데 나는 왜 이리 적을까?' 하며 이영자 작가를 향한 불신의 마음이 컸다. 그러나 어느 순간(사실 어느 순간인지 잘 모르겠다), 나만의 글의 형식이 생기고 이영자만의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구독자나 하트는 나에게 그다지 중요해지지 않았다.


거의 매주 2~3편의 글을 쓰다가 방학이 되면 여행을 가거나 다른 일정을 채우느라 글쓰기를 잠시 쉬기도 하고 다른 류의 글을 쓰는 시간이 되기도 하다. 방학뿐 아니라 학교일이 많거나 개인사에 일이 넘치면 상대적으로 글양이 줄기도 한다. 이런 때에 갑자기 브런치 하트 알림이 뜨면 반갑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글을 부지런히 올리지 못함에 송구하기도 하다.


지난주부터 갑자기 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이 늘어났다. 작년에 쓴 글들이, 1년이나 묵은 내 글이, 순서에서 한참 밑에 있어 화면으로 잡히지도 않는 글이 읽히고 있다. 더구나 나도 읽은 지가 꽤 돼서 무슨 내용인가 잠시 생각해야 하는 글에 라이킷이 눌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게 무슨 조화인가! 싶어 들어가 보니 91명의 독자분들이 읽고 가셨다. "오모나!"

KakaoTalk_20250514_161543221.jpg

무슨 글을 읽으셨는지 보니 1년 전 글부터 2년 전의 글까지 훑고 계셨다. 그분들 덕분에 나도 옛글을 다시 읽는 시간을 보냈고, 나는 어렴풋이 추억에 잠겼다. 주책바가지처럼 내 글을 읽다 어느 아이가 생각나 눈시울을 적시기도 하고 지금은 졸업한 아이가 보고 싶어 마음이 아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드는 의문, '이분들은 내 글을 우찌 아시고 이제야 이 글을 읽고 있는 거지?'


어찌 읽었던 저찌 읽었던 중요한 건 지금 내 글을 읽고 계시다는 거다. 마음이 뭉클하니 행복하고 내가 마치 근사한 작가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지금까지 누적독자가 24만이고, 어느 글은 7만을 돌파했지만 이런 느낌은 또 처음이다. 나도 안 보는 묵은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내 글이 마음에 든다고 표현해 주신 분들께, 만원이라는 큰 금액으로 응원댓글을 달아 주신 분께 고개 숙여 정말 감사합니다.

KakaoTalk_20250514_161315961.jpg

사람은 비록 하찮아도 절대 하찮지 않은 메시지를 담은 글을 쓰겠습니다. 부정적인 세상을 조금은 맑은 눈으로 볼 수 있게 글을 쓰려하겠습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아끼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그런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생각에 책임지고 바른 가치관을 가지려 애쓰겠습니다. 그리고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겸손하게 글을 쓰겠습니다.


KakaoTalk_20250515_083737858.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1111의 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