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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스승의 날엔 너를 기다린다

by 영자의 전성시대

중학교 2학년이 된 제자에게 카톡이 왔다. "선생님 스승의 날은 정상수업이라 늦어서 못 갈 거 같아요. 다음날 찾아갈 건데 선생님 학교에 계세요?" "어쩌니, 선생님이 네가 오는 시간에 없는데..." 이리 대화를 나누며 책상 위에 꽃다발과 편지를 놓고 가겠다며 내년을 기약했다.


출근해 책상 위에 놓은 편지를 읽던 나는 다시금 눈시울이 붉어질 수밖에 없었고, 아이의 진심에 감사하며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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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자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ㅇ ㅇ 이예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스승의 날은 기념하여 이렇게 편지를 작성합니다. 사실 이번 연도에는 꼭 만나 뵙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워요. 하지만 이 편지를 통해 저의 마음이 전달된다면 전 그걸로 만족합니다.


2024년은 매우 힘든 시기 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학교폭력이란 다름없는 것을 겪으며 성적도 매우 하락했어요. 제 인생 최저점이었죠. 그로 인해 저는 무너졌고 회복하는데 매우 오래 걸렸으며 아직 완전하게 회복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어느 정도 회복하긴 했습니다.


이 회복에 있어서 선생님의 공이 컸어요. 선생님과 만나 들었던 수업으로 인해 무논리 얘들로부터 저를 지켰죠. 선생님 덕분에 여전히 문학 관련 상도 많이 받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선생님과의 만남이 없었다면 저는 제 인생의 마라톤을 포기했을 거예요. 하지만 선생님으로 인해 넘어가고 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지만 다시 뛰고 있어요. 큰 파도가 몰려오는데 선생님이 알려주신 기술로 크고 단단한 배를 만들어 현재도 저를 지키고 있어요.


그리고 정말 힘들 때면 선생님이 제작하신 책을 읽어요. 총 7번 완독 했어요. 사실 그 책을 읽으며 많은 위로를 받고 선생님의 마음이 더욱 잘 전해져 많이 울었어요. 그리고 제가 작성한 편지가 책에 들어가 있기에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죠. 매우 기뻤어요. 저의 진심이, 저의 마음이 잘 전달된 것 같았기 때문이죠. 다음에 만나 뵙게 된다면 이런저런 얘기 꼭 하고 싶어요. 다음 만남을 기대해 봅니다.


선생님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가오나시 같은 분인 거 같아요. 치이로를 지켜주는 그런 존재요. 선생님은 어떠한 긍정적인 말을 합쳐도 선생님을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에요. 그만큼 선생님은 저에게 매우 중요하고 소중한, 특별한 존재입니다. 언제나 존경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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