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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날개 달린 천사가 되려나?

by 영자의 전성시대

예전부터 일을 몰아서 할 때면 어깨가 아파서 가끔씩 마사지의 힘을 빌리거나 한의원으로 달려가 침을 맞으며 위기를 넘겼다. 어깨가 뭉쳐서겠거니, 그냥 젊다는 이유로 그 젊음이 내 삶의 무게를 견뎌줄 거라 생각했다. 더구나 나는 깡이 센 편이다. 다시 말하면 오기도 있고 고집도 있어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잘 참고 견디는 편이다. 그래서 엔간히 아프지 않으면 무시하고 해야 할 일이 우선이었다.


어느 순간, 어깨의 통증이 심해지더니 목이 돌아가지 않았다. 아니 돌아는 가지만 통증이 아니라 고통스러웠다. 때문에 본능적으로 목을 돌리지 않았고 허리를 돌려 옆 사람을 보기도 하고 웬만하면 왼쪽으로는 돌리지 않고 지냈다. 이것도 하루이틀이지 계속 이렇게 지낼 수 없어 병원을 갔다. 어깨와 목에 무시무시한 주사를 놓는데, 목에 정통으로 찌르는 혈관주사라는데 그 주사에 내가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꼈다.


병원에서의 물리치료도 효과가 없었고 불편함과 통증으로 잠도 설쳤다. 일상생활이 힘들어졌다. 생활이 힘들어지니 그제야 내 목과 어깨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했다. 병원에서 알려 준 목 디스크에 좋은 자세를 꾸준히 하려 했고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을 10분 정도 하는 루틴을 만들었다. 오른쪽 어깨를 돌리면 뿌드득거리고 목을 돌리면 으드드득거렸다. 돌릴 때마다 나는 소리에 쾌감도 느끼지만 언제 나을지 염려된다.


이런 현상이 한 달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나 2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조금만 지나치면 금세 예전처럼 목의 통증이 나를 조여 온다. 그럼 다시 화들짝 하며 어깨와 목을 위한 시간을 마련해 열심히 돌려준다. 정신도 마음도 한 번씩 지나칠 때면 무슨 일이 생기더니 몸도 똑같은가 보다. 어느 하나 허투루 할 수 없으니 시간을 쪼개고 나누어 우선수위에 맞게 분배해야 한다. 지혜로운 정신과 슬기로운 마음이 필요한 순간이다.


오늘도 날갯죽지가 뻐근해온다. 아침에 열심히 흔들어대며 돌렸건만 한 번에 고쳐지지 않는다. 날개와 이어진 뒷목도 뚝뚝 소리를 내준다. 자기의 존재를 알리는 신호음이겠거니 하며 목도 신나게 흔들어본다. 이렇게 날갯죽지와 뒷목이 쑥쑥 거리며 아픈 걸 보니 내일이면 날갯죽지에서 진짜 날개가 돋을지도 모르지. 날개가 생겨 영화 콘스탄틴의 가브리엘처럼 천사가 되어 날아다니는 건 아닐까?


아프니까 참 별 쓰잘데기없는 상상을 해본다.

화면 캡처 2025-11-18 133945.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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