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 시작됐지만 겨울학교 특강이 바로 이어져 쉴 틈 없이 수업을 했다. 전날까지 열정적인 수업을 하다 다음날, 중학생들을 데리고 일본 후쿠오카로 비전트립을 떠났다. 아이들은 너무 신났고 나는 가기도 전에 지쳐있었다. 그럼에도 이쁜 아이들 얼굴을 보자니 잘 다녀와야지, 최선을 다해야지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17명의 아이들 하나하나는 진짜 사랑스럽고 귀엽다. 그러나 이 아이들이 하나로 모여 힘을 모으면 그 힘은 북한을 이긴단다. 아이들의 입은 쉬지 않았고 남자아이들의 팔다리는 가만있질 못한다. 조금만 지루하면 지루해서, 조금만 힘이 들어가면 힘들어서, 조금 재밌으면 너무 신이 나서 아이들은 내 정신과 혼을 빼놓는다.
매일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아이들은 살아있었고 나는 죽어갔다. 함께 한 선생님들도 입은 웃고 있으나 얼굴색이 달라지고 있었다. 잘하지 않는 요리까지 하다 보니 내 팔이 내 팔 같지 않았고 한 손은 데고 한 손은 물집이 잡혔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신경을 쓰다 보니 4일째부터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고 잠을 잘 못 자니 목도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괜찮다. 이미 마음으로 각오하고 왔다. 아주 힘이 들 거라고, 그리고 어쩌면 나는 애쓰다 아플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하나님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이런 애를 쓰는 건 아깝지 않다. 다만 집에 갈 때까지만 더 이상 진전되지 않기를 기도했다. 끝은 내고 아파도 아파야지, 민폐가 될 순 없었다.
모든 일정을 잘 소화하고 돌아가는 비행기 안, 허걱 내 몸은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었다. 울렁거림을 넘어 속에 있는 것들이 넘어오는데 한 시간가량을 참느라 손바닥의 혈을 눌러 멍이 들 때까지 참았고 다행히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가 해결할 수 있었다. 도착 방송이 어찌나 감사하던지, 사람은 힘들어봐야 사소한 것에 감사한다.
아이들과 헤어져 집으로 오는데 어찌나 홀가분한지 콧노래가 나왔다. 그러나 마음은 세상 가벼운데 몸은 세상 무거워져 갔다. 견뎌보겠다고 집에 있는 약을 먹고 버텼으나 결국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3일 동안 집에서 요양을 해야 했다. 약 먹고 잠만 잤다. 종일 자면서 이렇게 자도 되나 싶게 또 잤다.
아직 나는 기력이 없어 비실거린다. 무얼 하려고 하면 어지럽고 울렁거린다. 아, 4박 5일 동안 아이들과 함께해서 행복을 누렸다면, 5박 6일째 나는 과로의 통증을 견디는 중이다. 앞으로는 몸을 거스르며 일을 하지 않으리라 다시 다짐해 본다. 이건 참 어리석은 짓이다. 그럼에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
역시 중학생은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