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머리 하는걸 참 싫어한다. 긴 시간 움직이지도 못하고 머리에 힘주고 앉아있는 게 싫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선택의 여지없이 깔끔하고 좀 더 예뻐지기 위해 미용실을 안 갈 순 없다.
이런 심리 때문이던가!
몇 개월 전 흰머리가 숭숭 나기 시작했다. 아예 귀옆에 뭉탱이로 흰머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냥 얼른 가서 뿌리염색이나 할걸. 만만히보고 다이소에서 염색약을 사다가 딸아이가 대충대충 염색을 해주었다. 아, 내 머리를 보고 기가 막혔다. 5천 원 주고 산 염색약은 강력했고 자연스러운 갈색빛이 돌던 세련된 내 머리는 오징어먹물 같은 짙은 흑색머리가 되었다.
어쩜 이리도 완벽하게 검을 수가! 어디 한 군데 안검은 곳이 없게 꼼꼼하게도 염색이 됐다. 아주 오랜 세월 갈색머리였던지라 흑발은 진짜 적응하기 어려웠다. 머리가 상할까 봐 다시 염색은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참고 버텼다. 3개월이 지나도록 사람들은 "어머 염색하셨어요?" 하며 여전히 묻는다. 3개월이 지나도 여전히 엄청 시꺼먼 머리가 보기 싫었다.
3개월이 지나자마자 미용실을 예약했다. 다시 예전의 세련된 내 머리색을 되찾으리라는 바람으로 기분 좋게 한달음에 달려갔다.
그런데...
미용 전문가들이 내 머리는 너무 까매서 당장 드라마틱한 색을 찾긴 어렵다고. 한 번 하면 티도 나지 않을 거라 한다. 한번 할 때 20만 원 정도 내야 한다는 놀랄 금액을 알려주었다. 거액을 듣고 난 일어나서 나가려고 했다. 미용사는 눈치를 챘는지 클리닉은 그냥 해주겠다며 첫 방문이라 30프로 할인된다고 나와 협상하기 시작했다.
이런이런! 다이소의 5천 원짜리 염색약 덕분에 몇십 배의 돈이 나가게 생겼다. 내 머릿결과 내 시간과 내 세련된 머리색과 내 돈이 비지떡에 날아가버렸다.
이런 똥멍청이를 봤나!
결국 티도 나지 않는 머리색을 하느라 손이 덜덜 떨리는 16만 원을 주고 염색을 했다. 비지떡의 대가는 가혹했고 세련된 갈색머리는 원했던 나는 처참했다.
아, 역시 싼게 비지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