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자장면 먹은 그 아이
오늘 급식으로 스파게티가 나왔다. 아이들은 이런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가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 초흥분을 한다. 마치 스파게티를 한 번도 안 먹어 본 것처럼.
점심시간 끝나갈 무렵, 작은 아이가 다가왔다. 지난번 자장면을 온몸으로 먹었던 기억이 나서 아이를 살피니 역시나 교복 여기저기가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오늘도 몸으로 스파게티 먹었구나?”하고 물으니 아이는 마스크를 자신 있게 내리며 귀여운 목소리로 “아니에요. 입으로 먹었어요.”한다. 얼굴이 말끔한 게 아주 깨끗했다. “어? 왜 이렇게 깨끗해?”하니 씩 웃으며 “휴지로 입 닦고 왔어요. 지난번엔 휴지가 어디 있는지 몰랐어요.”한다.
아기가 이제 좀 컸나 보다. 휴지로 입도 닦고 묻으면 부끄럽다고 느끼니 말이다.
아가야, 선생님은 네가 온몸으로 자장면 먹었을 때가 그리울 것 같다.
너무 빨리 크지 말고, 천천히 커 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