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이란 걸 하면서 나는 능력도 안 되면서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여기서 ‘능력이 안 되는 것’이 문제인지,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하튼 내가 없으면 일이 안 돌아가고 ‘나’라는 사람은 누구로도 대체가 안 되는 그런 존재이고 싶었다. 그래서 가끔은 나의 빈자리에서 다른 이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우쭐하며 즐기기도 했다. 행여 “선생님 없으면 우리가 어떻게 해요?”라는 말을 들을라치면 진짜 대단한 사람이 된 양 느껴져 나의 존재감이 풍선처럼 커져갔다.
하지만 아무리 커도 풍선은 풍선이다. 한번 터지면 아무 데도 쓸 데가 없어 버릴 수밖에 없는 쓰레기인 것이다. 내 감정이 그랬다. 늘 특별할 수 없고, 늘 대단할 수 없었기에 스트레스는 이만저만 아니었고 특별해지기 위한 발버둥은 더욱 커져갔다. 그 발버둥을 보이고 싶지 않아 나의 얼굴은 가면을 쓰기 시작했고 그 가면은 어느새 나의 얼굴과 분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 이상 ‘특별하고 대단한 사람’은 내 모습이 아니었다.
이용규의 <내려놓음>이란 책이 있다. 눈물 콧물을 흘려가며 읽은 뒤, 풍선 같은 마음은 내려놓고 의미 있는 것들을 찾고자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눈을 들어보니 다시 그 풍선들을 꼭 쥐고 있는 손이 보였다. “아차”싶었다.
다시 돌아간다. 어렵지 않다. 다시 내려놓으면 된다. 그리고 다시 의미 있는 것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이런 반복적인 과정을 수차례 거듭했다. 그러면서 깨달아간다. 학교에서도 내 중심이 아니라 학생이 중심이어야 하는 것, 교회 일을 하면서도 내가 아니라 그분이 보여야 하는 것, 나보다는 내 아이가 더 잘 살게 가르치는 것 등등 돌아보니 나보다 더 대단하고 특별한 존재가 있었다.
앞으로는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나의 특별한 존재들을 빛내 줄 수 있는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