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어벤저스가 아니란다.

6학년 독서활동

by 영자의 전성시대

요즘 6학년 아이들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수업을 한다. 예비 중학생이라 여름에도 고전과 중학교 필독서를 과제로 주어 읽게 하고 전체 학생이 읽은 반은 그에 맞는 상을 주기도 하는 등 독서 관련 행사와 세밀한 수업 지도를 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의 독서 수준은 날로 발전하는 듯하다. 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도 제법 어려운 책이지만 학생들은 매년 이끄는 대로 잘 따라와 주었다. 책 속의 권력자인 ‘석대’ 같은 아이는 지금도 교실에 존재하고 있고 그 아이 밑에 복종하는 아이들도 때론 존재하기에 아이들은 현실감 있게 읽고 토의했다.


이 책을 읽기 전, 아이들과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연하게도 아이들의 영웅은 헐크며, 아이언 맨, 토르 등의 이름이 나왔다. 게임 속의 캐릭터를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벤저스는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영웅들이었다. 삶 속의 영웅이 존재하고 경험해 봤다면 지금과 달랐겠지만. (내 어린 시절, 둑 방이 무너지는 것을 손으로 8시간가량을 막고 있던 사람을 ‘영웅’이라 불렀던 기억이 있다.) 아이들에게 삶의 영웅은 너무 멀고, 판타지 속 영웅은 너무 흔하다. 어벤저스를 외치는 남자아이들에게 “이 책의 주인공은 어벤저스가 아니란다.”라고 말하며 수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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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이승만 정권으로 등장인물들도 현실의 누구를 빗대어 설정한 것이다. 토의를 통해 아이들은 시대적 배경을 알아 오고 ‘민주주의’의 과정에 대해서도 조사하여 모둠별로 발표했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아이들의 입에서 ‘5.18 민주화 운동’과 ‘4.19 혁명’등을 이야기했고 자기 나름의 생각을 넣어 원고를 만들어 발표했다. 마냥 아가들로 보던 아이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면 나의 마음은 마냥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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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기량을 자랑하고 싶어 책의 주제에 맞는 자유로운 신문을 만들도록 했다. 아이들에게 모둠별 주제를 각자 선정하게 하고 그 주제에 맞게 신문을 만들게 했다. 우리 아이들은 1학년 때부터 잘 훈련되어 책을 읽고 시대적 배경이나 주제 등을 토의로 찾고 그에 맞는 소주제를 스스로 결정한다. 집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다시 토의하며 정리한 뒤, 종이에 제목 및 내용을 정하고 레이 아웃한 뒤 만들기 시작한다. 다 만든 후 신문 주제에 맞게 원고를 만들고 모둠별 발표한다. 이렇게 진행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중학교 가서 수행평가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고 졸업생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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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반이 하나의 신문을 만들어 4개의 게시판이 완성되었다. 교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만들어 낸 아이들은 매우 뿌듯해하며 제출했다. 나 또한 아이들의 작품을 전시하며 기특함을 숨길 수 없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6학년 아이들이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교과교육을 지루하고 어렵게 여기지 않고 좀 더 재미와 생동감 있게 알아가는 과정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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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예비 중학생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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