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버 하는 삶
몇 달 전부터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간간이 송곳에 찔리는 듯한 통증이 있었고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이러면 나는 심리적으로 불안해진다. 예전 공부와 강의로 스트레스가 심했을 때, 한 달에 두어 번 정도 습관적으로 나타나는 과로 증상이었다. 이 증상이 나타나면 살기 싫을 만큼 괴롭다. 울렁거리다 토하고 머리는 깨질 것 같아 일상생활이 어렵다. 그러다 보니 이 증상에 민감하다.
토요일마다 몇 달간 교육받는 것이 있고 주일은 교회 교사와 다른 일들을 맡고 있어 바쁜 주말을 연이어 보냈다. 그랬더니 몸이 견디지 못하고 신호를 보냈다. 할 일들이 태산이라 조심하며 일을 처리해 나갔다. 금요일이 되니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마침 다음 월요일이 자유 휴업일이라 양양으로 호캉스도 가기로 해서 토요일의 일과 주일의 밀린 일들을 다 해놓고 훌훌 떠나야겠다고 생각하며 신이 났다. 하지만 저녁이 되며 몸이 으스스 떨리고 머리가 더 아파졌다.
토요일 아침이 되었는데 어지럼증까지 생겨 결국 교육받으러도 못 가고 누워있었다. 두통약을 먹고 계속 잠을 잤다. 어찌 그리 잠이 오는지, 차라리 잠을 잘 때가 나았다. 적어도 머리는 안 아프니까. 다시 저녁이 되니 열이 오르고 속이 울렁거려 움직이는 것도 힘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열이 나니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다. 코로나 검사를 했으나 격리실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가슴을 부여잡고 두 군데의 병원으로 갔으나 모두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서 거절의 쓴맛만 보고 돌아왔다.
다음날은 더욱 구토 증세가 심해져서 바로 병원으로 가서 코로나 검사를 다시 하고 음성 확인 후에 링거를 맞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끙끙”소리를 내며 앓아누웠다. 몇 년 만에 이렇게 아파보니 다시금 ‘정신 차리고 삶을 정리해야겠구나’하는 마음이 절실하다. 우리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한다. 냉장고를 깨끗이 정리하면서 “다시는 지저분하게 쓰지 말아야지” 하면서 한 달도 안돼서 지저분한 냉장고를 볼 수 있다. 그것처럼 삶의 시간도 마찬가지다. 일 중독자는 한 번씩 된통 아프면서 한 템포 쉬어간다. 그러면서 다시 결심하는 것이다. “다신 아플 때까지 일하지 않겠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난국을 헤쳐 나가면 반드시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 내가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나누어 일을 줄이도록 할 것이다. 친한 언니가 아픈 날 위해 “일 좀 줄여주세요”라고 기도해준다던 말이 생각난다. 적당하게 사는 지혜가 가장 중요한 지혜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