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멀어졌으니
마음에서도 멀어져라!

by 영자의 전성시대

내 몸도 추스러지지 않을 무렵, 타국에서 일하는 아이가 몸이 좋지 않다는 연락을 받았다. 평소 식습관이 나빠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인스턴트를 즐겨먹고 배달음식을 애용하는지라 한국에 있을 때도 종종 잔소리를 했고 집밥을 억지로 먹게 했었다. 성인임에도 잘 챙겨 먹지 않고 말도 듣는 편이 아니라 눈엣가시 같았다.


그런 아이가 다음날 열이 나서 출근도 못했다. 하필 챙겨주던 지인도 일이 있어 한국에 들어와 있었다. 열이 올라 얼굴이 붉어 있었고 목은 부어있었다. 코로나 검사를 했는데 음성이 나왔다며, 그래도 열 때문에 전화로만 처방을 받아 약만 먹고 있다고 했다. 방안에만 있어 심심하다고 투정하길래 햇반을 물에 넣어 끓여먹고 약을 먹으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래도 안 할 거 같아 사진 찍어 보내라고 했다. 다 큰 아이한테 이리 말하는 내가 한심했다.


저녁이 다 되도록 사진은 고사하고 연락도 없었다. 2시간 차이라 이미 그곳은 한밤인데 연락이 없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전화를 한번, 두 번 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젠 걱정을 넘어 애가 타기 시작했다. 텀을 두고 다시 연락하니 그제야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얼굴은 아까보다 훨씬 안 좋아 보였다. 열이 나서 힘들어하며 저녁도 굶고 약만 먹은 모양이었다.


“몸은 어때?”라고 물으니 "나 확진이야." 가슴이 철렁. "저녁은 먹었어?" 하니 “아니, 내가 알아서 해!”하며 짜증스럽게 말하길래, 소리를 쳐가며 혼을 내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게 전부였다. 밥을 해줄 수도, 약을 챙겨줄 수도 없었다. 그냥 이 땅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 근심 어린 마음으로 기도하다가 잠이 들었지만, 밤새 잠을 설쳤다. 그러다 보니 다시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내 몸이 중요하지 않았다. 아침 눈을 뜨자마자 전화하니 밤보다 좀 나아진 듯 보였다. 아침이라도 먹이면 마음이 편할 텐데 우리의 거리는 너무나 멀었다.


아이가 잘 지낼 때는 멀리 있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너무 좋았다. 그러나 지금처럼 아이가 아프니 멀리 있어서 마음만 힘이 든다.


에잇, 눈에서 멀어졌으니 마음에서도 멀어져라!


KakaoTalk_20221123_162232235.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