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
나는 학교에서는 초등교사로, 교회에서는 중학생 교사로 일하고 있다. 20살 때부터 교회 교사로 봉사하면서 참 많은 아이를 다양하게 경험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학교 교사일 때보다 교회 교사일 때가 아이들과 훨씬 더 가깝게 밀착되어 있다. 학부모님과도 수시로 통화하고 자주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며 아이를 함께 키우는 느낌이다. 학생들과도 격의 없이 수시로 만나거나 통화하며 가끔은 친구같이, 때론 선배같이, 때론 부모 같은 관계를 갖는다.
전에는 아기들이 있는 부서에서 아기와 부모님을 , 미취학 아동들을 , 1~3학년 아이들을 , 4~6학년 아이들을 , 지금은 중학생들을 만나며 가르친지 28년이 넘어가고 있다. 다양한 연령을 만나봤지만 이 중 단연 중등 학생들이 제일 힘들고 보람 있다. 울기도 숱하게 울고 기다림에 지쳐 좌절도 했다. 교사로서의 자괴감에 괴로워도 하고 능력 없음에 후회도 많았다. 그런 세월을 견디며 지금까지 왔다.
그런데 오늘, 작년에 우리 반이었던 아이가 아프단다. 너무 아파서 약을 먹어야 하는 정도란다. 작년 이 아이로 인해 속이 상해서 엄청 울었더랬다. 내가 심리를 공부한 사람이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고 전문 상담사가 아니어서 미안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기도해 주고 사랑해 주고 아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이 아이는 뿌리부터 썩고 있었다. 나도 느낄 수 있을 만큼 아이는 아파하고 있었다. 그러나 부모님은 완강했고 내가 섣불리 움직일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아이를 안아주기밖에 달리 할 게 없었다.
그런 아이가 이제는 몸도 마음도 아파서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고 연락이 왔다. 그토록 완강했던 어머님은 울먹거리며 아이의 상태를 말씀하셨고 아이가 먹는 약이 많아 약물 치료를 안 하고 싶다고 하신다. 나는 또 내 능력 없음이 한탄스럽다. 흔들리는 부모를 잡아주고 어떻게 해야 한다고 깔끔하게 결론 내어 해결 방법을 알려주고 싶지만, 이쪽으로는 나도 아는 게 없어 도울 방법을 모른다.
자신도 우울증 약을 먹고 있는지라 어머님이 누굴 이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가슴이 더 답답했다. 어머님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인데 아이가 이러니 울기밖에 더 하랴! 마음이 너무 아프고 아프다. 청소년 우울증에 대해 알아보고 연락을 드리겠다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이 가정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어머님이 부디 마음을 회복해서 굳건히 잘 세워지기를, 그래서 아이의 디딤돌이 되어 아이가 기댈 수 있기를, 아이가 마음 붙일 곳을 찾아 그곳에서 안정을 느끼기를,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회복되어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기를, 아무쪼록 나쁜 마음먹지 않고 조금만 견뎌주기를.
아, 사실 뭐부터 기도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눈물만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