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母糷)
“밥 먹어라.”
친정어머니의 나직한 목소리에 이불을 걷어내고 거실로 나가니, 빼곡히 차려진 한 상이 나를 맞았다. 밥그릇 놓을 자리조차 없을 만큼 정성스러운 상이었다. 간이 알맞게 배어 보드라운 고등어 무조림을 한입 베어 물고, 구수한 된장찌개 한 숟가락을 떠 넣는 순간 가슴이 형언할 수 없이 떨려왔다. 아, 엄마는 이미 돌아가셨는데…. 입안 가득 밥을 씹으면서도 내 마음은 자꾸만 엄마에게로 달려가고 있었다.
꿈이었다. 조금 전까지 내 앞에서 고등어 살을 발라주시던 어머니는 간데없고, 사방은 적막한 어둠뿐이었다. 그런데도 입안에 남은 그 맛은 살아 있는 듯 선명했고 마음 깊이 스며들었다. 꿈의 잔상을 되새기며 밥과 반찬이 뒤섞인 기억을 삼키는 동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어머니의 손길과 숨결, 그리고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밥상을 지키던 그 마음이 사무치게 그리워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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