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차 수린이가 생각하는 수영이 좋은 점
요즘 수영을 배우고 있다.
요즘이라기 보단, 작년 11월부터 시작한 8개월 차 수린이라고 하는 편이 정확하겠다.
매일 아침 수영을 하면서 '이래서 수영이 좋아' 생각했던 부분들을 끄적여보고 싶어서 쓰게 됐다.
미리 말해두지만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이다.
1. 물놀이가 즐거워진다. 물이 좋아진다.
수영할 줄 모르고 오히려 물을 무서워했었던 과거에는 물놀이는 나에게 그저 물에 들어가 첨벙첨벙하며 노는 게 다였다. 조금만 발이 안 닿아도 기겁하곤 했었다. 이제는 어디 놀러 갈 때 "수영장이 있는가?"를 따져보고 있다. 언제든지 자신감이 있게, 즐겁게(혹은 미쳐서) 물놀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2. 건강에 유익하다.
현재 내가 있는 수영반은 "아침 6시"반이다. 직장과 병행하다 보니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덕분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 굉장히 규칙적인 삶과 매일 50분씩 유무산소 운동을 하니 육체도 정신도 저절로 단련이 되었다. 그리고 덤으로 직장에서 "수영하고 출근을 한다고?!"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흡사 미친놈 보는 시선과 함께 말이다.
3.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초반엔 물에 못 뜨고 발차기도 안 되고 모든 것이 안 돼서 스트레스를 오히려 받았었다. 어느 정도 뜰 줄 알게 된 후론 "하다 보면 늘겠지" 내지는 "취미인데 뭐 하러 죽을 둥 살 둥 하고 있어" 식으로 마음을 비울 줄 알게 되었다. 마음을 비우고 물의 흐름을 타다 보면 기분이 좋아졌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 나 밖에 없고 어느 말소리도 안 들리는 고요하고도 평온한 세계. 말 그대로 무념무상 상태로 있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렸다. "오늘 하루도 힘내볼까?"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출근길에 오르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맨날 그런 건 아니고. 출근이고 뭐고 힘들어죽겠다는 날도 있다.(실은 더 많을지도?)
4. 눈바디 체크가 된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수영복을 입고 거울을 보면 알 수 있다. 평소보다 입기 힘들다던가, 너무 끼인다던가, 배가 나와 보인다던가. 쫘-악 붙는 수영복 덕에 알기 싫어도 알게 되는 내 몸의 굴곡들. 그것들을 보자면 "씁, 먹는 걸 줄여야겠어. 어젠 너무했어. 그렇지?"라고 반성하게 된다. 예쁜 수영복들은 빅사이즈가 안 나오므로 신상 수영복을 사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현재 사이즈는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제로 다이어트가 되는 셈이다. 여담으로 남들은 수영하면 살 빠진다던데. 나는 왜...? 역시 다이어트는 식단인가.
5. 뽀송하게 운동할 수 있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다 보면 땀이 뻘뻘 난다. 수시로 끈적끈적한 목과 얼굴을 수건으로 훔치기 바쁘다. 심지어 에어컨과 선풍기가 풀가동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나 수영장에선 땀 닦을 필요가 없다. 계속 물속에 있어서 찝찝한 느낌 없이 운동할 수 있다. 그뿐인가? 겨울엔 따듯하게, 여름엔 시원하게 운동할 수 있다.
6. 아침에 샤워를 따로 안 해도 된다.
수영 전후로 샤워를 하는 덕분에 수영장에서 후딱 씻고 출근이 가능하다. 덤으로 개운함까지!
7. 물값을 아낀다.
집에서 샤워하는 횟수가 줄어든 덕에 물값이 절약됐다. 특히 겨울 급탕비가 드라마틱하게 줄었다. 돈 걱정 없이 뜨거운 물에 맘 편히 샤워하는 그 기분이란!
8. 화장실 청소 빈도가 줄어든다.
이건 주부적인 측면인데. 신랑과 나, 둘 다 수영을 다니다 보니 집의 샤워부스 사용 횟수가 줄었다. 자연스레 물기도 없고, 곰팡이도 덜 생기는 덕에 청소 빈도도 줄었다.
9.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면 직장 사람 말고는 새로운 사람 만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더군다나 마음 맞는 사람 만나기는 더 어렵다. 수영이라는 새로운 공통분모가 생기고 각양각색의 사람들과의 교류가 생겼다.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자 옆사람과 말을 하게 됐는데(그전에는 살아남느라 정신이 없었다) 알고 보면 평소 같으면 전혀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은 직군의 사람일 때 참 신기하고 재밌었다.
10. 재밌다!!!!
위에 아홉 가지를 다 제쳐 두고 제일 큰 이유라면 역시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잘 안 되는 동작을 반복할 땐 솔직히 짜증도 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될 때! 그 짜릿함란!
조금씩 나아지는 수영 실력에 참으로 스스로가 대견하고 기특하다. 이래서 하루도 수영을 쉴 수가 없다.
이상 10가지가 그동안 생각해 뒀던 제가 생각 한 수영의 장점, 수영이 좋은 점이다.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수영친구(일명 수친)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다들 나와 비슷비슷한 이유로 수영에 진심이 되시는 걸 보면 아주 뜬구름 잡는 말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수영 좋아요. 수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