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독스러운 전의(戰意)
오래전 태백산에 갔다가 등반 후 뒷길로 내려와 버스가 없어서 트럭에 합승한 적이 있다.
친절했던 기사가 어디서 오셨냐고 물었다.
"아~ 일산입니다"
"그래요? 거기 살기 무섭지 않습니까?"
("....ㅠㅠ?")
(왜 무섭다는 거지)
"뭐가 무섭다는 겁니까?"
"거기가 휴전선 근처니까 전쟁 나면 쑥대밭이 될 거 자나요"
아, 그럴 수도 있구나. 그때부터 일산은 꽝이구나. 싶었는데 실제 집값이 낮은 건 불문하고 보러 오는 이들도 절벽이다.
마포 사는 지인이 일산 apt를 처분하려 빈집으로 내 논지 5개월째 막막하다고 하소연해 들렀다.
30년 된 수목들이 서양의 오래된 공원에 못지않게 잘 자랐고 노변정담하는 할머니들과 달리는 꼬마들이 어우러져 정겹다.
여기가 원베일리 보다 뭐가 후졌다는 걸까.
파리의 이백 년 된 낡은 하꼬방 아파트에 비하면 궁궐인데 말이다.
끊임없이 시샘하고 비교하는 조센징들은 상대를 떨어뜨려야 살맛이 난다.
한국에서는 지는 게 쪽팔려서 독거족이 되지만 일본인들은 남에게 피해를 줄까 봐 독거를 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웃음기가 없다. 거리에서 마주치면 우선 표독부터 해진다. 얼굴표정 마다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다"는 전의(戰意)가 아로새겨져 있다.
"나를 건드리기만 해 바라~"
구라파의 개인주의와는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