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에서 시작된 이야기

by 스카이블루 킴

작년 4월 초, 우연히 ‘콜레스테롤을 낮춰보자’는 블로그 이웃님의 글을 읽었다.
30대인 그녀는 콜레스테롤 관리를 하며 과정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한 달 만에 수치가 더 올라 결국 약을 복용해야겠다는 내용이었다. 그 글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


괜히 위기감이 느껴진 나는 ‘검사하러 가야겠다’는 댓글을 남겼고,
‘결과 알려달라’는 답글을 받았다.


20년 전부터 콜레스테롤 수치는 늘 정상 범위를 넘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그러다 2022년 11월 건강검진 결과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당장 관리를 하지 않으면 갑자기 죽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경고성 멘트에 바짝 쫄았다. 그날 나는 3개월 처방약을 받아 나왔다.


하지만 한 번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그래서 약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마음먹고, 본격적으로 건강 공부를 시작했다.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한 식단과 운동을 찾아 실행했고, 결국 약은 한 달 정도 먹다가 끊어버렸다.


의사가 다시 오라고 했던 3개월 차, 2023년 1월 말에 혈액 검사를 해보니 걱정했던 LDL 콜레스테롤과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모두 정상 범위에 안전하게 들어와 있었다.


‘그럼, 그렇지!’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물론 의사에게 약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굳이 말씀드리지는 않았다. 의사는 석 달 만에 훌륭하게 낮아진 수치를 보며, 약의 함량을 낮춰 다시 처방해 주었다. 그리고 약을 꾸준히 먹지 않으면 다시 올라간다며 복용을 당부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식단과 운동으로 자신감을 얻은 상태였다. 처방받은 약은 한쪽으로 밀어놓은 채,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다 블로그 이웃의 글을 읽다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마침 그 해가 국가 건강검진 대상 연도이기도 해서 예년보다 조금 앞당겨 4월 초순경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아! 이게 웬일인가!!


콜레스테롤 수치에 다시 빨간색 경고가 떠 있었다. 거의 2022년 10월 검사 결과로 되돌아간 수준이었다.

결과지를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이 올라왔다. 위기의식이 사라지며 식단과 운동이 다소 헐거워졌다는 건 인정한다. 그래도 과자와 빵은 거의 끊다시피 했고, 일주일에 최소 네 번은 만 보 걷기를 해왔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약을 먹지 않으려면 정말 수도승처럼, 평생 자기 자신과 치열한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자 멘붕이 왔다. 의사와 상담을 마친 나는 처방전을 받았지만, 약국에 들르지 않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엔 콜레스테롤과의 줄다리기를 제대로 다시 시작해 보자며 혼자서 의지를 다졌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내가 검사를 받았던 건강관리협회에서 전화가 왔다.


오른쪽 유방 촬영 검사 결과가 의심스럽다며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연락이었다.
‘치밀 유방, 미세석회’라는 소견은 십 년 전부터 늘 따라붙던 말이라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동양인에게 흔하다는 말도 들었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좀 더 자세히 물었더니, 미세석회의 크기가 재작년에 비해 커졌고 모양도 좋지 않아 초음파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의사 소견으로 진행하는 초음파는 실손 처리도 된다며 친절하게 덧붙였다.


결국 나는 다음 날로 예약을 잡았다.

검사 결과를 본 의사는 양성이 의심된다며 유방 전문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서는 ‘별일이야 있겠어’ 하는 생각이 더 컸다.


길 건너 유방 전문 병원으로 가서 결과지와 CD를 건넸고,
의사는 맘모톰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다음 날로 예약을 하고 병원을 나섰다.

이 모든 일이, 정말 하루 사이에 이루어졌다.


그 사이에 콜레스테롤은 관심 밖의 일이 되어 버렸다.


그날의 나는 몰랐다.
이 하루가 내 삶에 어떤 손님을 데려오게 될지.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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