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인 팀 분위기, 다잡을 방법은?

by 하나둘셋

"팀 분위기가 너무 엉망이야. 다 따로 놀고 자기 잇속만 챙기려고들 해. 뭔 일들을 하는지 알 수도 없어. 맨날 바쁘다고 하고 외근 나가고 하는데 진행되는 건 없고 나중에 결과물 보면 한숨 나오고 그래. 이걸 어떻게 해야 해?"


친구 얘기를 들으며 예전에 내가 겪었던 팀장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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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은 웬만하면 팀원들의 요구를 전부 수용했고 맡긴 업무는 거의 터치하지 않고 팀원을 믿어주는 사람이었다. 얼핏 소통을 잘하고 수평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훌륭한 팀장으로 보이지만 그러한 방식은 자기주장이 강한 팀원 한두 명의 민원을 해결하는 수준에서 팀 관리가 이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니 다른 팀원들은 자기주장이 강한 팀원에 대한 불만이 생겼고 그것을 다 들어주는 팀장에 대한 실망도 커졌다. 자연스레 나도 이기적으로 행동하겠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우리는 서로에게 무관심했고 조금의 손해도 감수하지 않으려 했으며 팀장의 개입이 없다 보니 외부 회의와 출장을 만들어 밖으로 돌곤 했다.


팀 분위기도 문제였지만 업무적으로도 문제가 많았다. 팀장이 믿고 맡긴 업무는 추진 단계에서는 관리가 안 되다가 막판에 엉망인 채로 납품되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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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팀장이 바뀌었다. 팀원들은 눈치 없게도 전임 팀장 때와 똑같이 굴었다. 나만 외부 활동을 멈췄는데 사무실에 있어 보니 정말 가관이었다. 점심 이후 자리에 있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텅 빈 사무실에 팀장과 둘이 앉아 있으면서 새 팀장이 팀을 어떻게 수습할지 궁금해하며 지켜봤다.


새 팀장은 한 명 한 명의 업무를 1대 1로 챙기기 시작했다. 이때에도 '어디 가서 누구를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하고 오는 거냐.'라는 식으로 세세하게 챙기지 않았다. 큰 틀에서 추진방향, 현황, 중간보고 계획 같은 것들을 챙겼는데 놀라운 건 잦은 이석이나 업무 지연 등에 대한 지적은 일절 없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팀장은 "내가 이 업무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답을 할수록 팀장의 '악의 없는' 질문이 이어지는데 팀원 입장에서는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다 모아놓고 군기 잡듯 업무를 챙기지 않고 1대 1로만 소통하다 보니 팀원들은 다른 팀원들의 사정을 알기 어려웠고 혼자 튈 것이 아니라 일단은 팀장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게 됐다.


팀 분위기는 2주 만에 싹 바뀌었다. 팀원들은 모두 자리를 지켰고 업무는 자기가 뱉어놓은 말도 있고 질문 많은 팀장이 언제 물어도 웬만큼 답할 수 있도록 챙겨야 하다 보니 제대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글 제목을 '엉망인 팀 분위기를 다잡는 방법'이라고 했는데, 어느 상황에서나 맞아떨어질 만한 방법은 없는 것 같다. 방법 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팀장의 역량이 분위기 반전에 결정적 요인이 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팀장 한 명이 팀의 분위기를 바꾸고 성취 수준을 바꿀 수 있다. 결국 친구가 팀장으로서의 역량을 키워야 하는 문제다. 친구에게 "어설픈 소통, 고충 상담, 군기 잡기 다 안 돼. 최대한 떨어져서 관찰하고 문제의 진짜 원인이 뭔지 네 기준에서 파악해 봐. 그리고 그때 다시 얘기하자."라고 했다. 성장이 단숨에 될 리 없지 않은가. 이렇게 한 발 한 발 내딛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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