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개 씨는 오늘도 안 나왔나?"

by 하나둘셋

수시로 연가에 병가를 사용하는 직원이 있다. 과장 보태서 자체 주 4일 근무를 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또 다른 직원은 유연근무제를 적극 활용하면서 하루는 10시 출근, 다음날은 오후 1시 출근하는 식으로 도깨비처럼 근무를 하는 데다가 출근해서도 좀처럼 자리에 앉아 있는 꼴을 보기 힘들다.


팀장의 속은 타들어 간다. 팀장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상황은 대개 악화하고 팀 분위기는 엉망이 된다. 왜 그럴까. 팀장이 자기의 불안을 다스리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1.

팀장은 큰 소리로 '아무개 씨 아직 안 나왔나요?', '아무개 씨가 요즘 많이 아픈가 보네, 병가가 잦네.'라며 다른 팀원들 앞에서 자기 방어를 한다. 팀장이 다른 팀원들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은 '(쟤 맨날 안 나오는 거) 나도 신경 쓰고 있어, 나도 너희들과 같은 마음이야, 그러니 나한테 뭐라 하지 말아 줘.' 따위의 것들이다.


2.

팀장은 선임급 팀원과 마주 앉아서 '아무개 씨 때문에 걱정이 많다, 선임인 네가 잘 좀 챙겨라, 부탁한다.'라며 한숨을 쉰다. 이렇게 팀장은 전전긍긍하는 와중에도 팀원을 걱정하는 시늉을 하며 팀장놀이를 하고는 정작 직원 관리 책임은 선임에게 떠넘긴다.


3.

팀원들이 팀장에게 볼멘소리를 하면 팀장은 '나도 이해한다, 그래도 너희가 잘해주고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어르고 달래는 한편 '얘기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라 답답하다.'라는 말로 면피를 시도한다.


위 1,2,3을 거치는 동안 팀장이 걱정하던 일은 모두 현실이 된다. 문제적 팀원은 전혀 바뀌지 않고, 팀 내부에 불만이 쌓이면서 팀 분위기는 나빠지고, 다른 팀에까지 이런저런 소문이 나면서 팀장으로서 면을 구기는 일이 벌어진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팀장은 속이 타들어가도 내색하지 않아야 한다. 그 속이 뭐가 됐든 다른 사람들이 눈치도 챌 수 없게 굴어야 한다. 놔두면 될 것을 수시로 '여기 빈자리를 보라!'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 팀장의 속은 썩겠지만 그래야 팀 내부에 쓸데없는 갈등이 안 생긴다.


2.

평가의 기준으로 '팀워크 빌딩에 기여하는지 여부'를 공언하는 것이 좋다. 먼저 나서서 부재중인 동료의 일을 백업해 주는 팀원에게 성과면담 같은 자리를 빌려서 '늘 눈여겨봤다, 쉬운 일 아닌데 고맙다.'라고 피드백을 주고 실제로 고과에도 반영하면 팀 내부의 긴장은 더 떨어진다.


3.

중요한 업무는 팀장이 직접 백업해야 한다. 팀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면 팀워크 관리는 불가능하다. 중요하고 어려운 업무는 팀장이 직접 백업하는 게 당연하다. 이때에도 '그 업무 어떻게 됐는지 알아요? 제가 할 테니 누가 자료 좀 챙겨 주세요.' 같은 호들갑을 동반한 내색은 금물이다. 조용히 백업하라.


4.

스피커를 단속하는 일도 중요하다. 경험해 보면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남이 편한 꼴을 못 보고 팀 내에 불만 세력을 만들려는 사람들이 꼭 있다. 팀장은 그런 사람들을 가까이하면 안 된다. 가까이할수록 스피커의 성능은 세지고 종국에는 팀장이 그들의 타깃이 될 뿐이다. 팀원들이 스피커에 귀 기울이지 않도록 위 1,2,3을 신경 쓰는 게 팀장이 할 일이다.



windy-5940755_1280.png Image by cromaconceptovisual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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