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은 하고 싶은데 아부는 하기 싫어

by jenny

그냥 제목 그대로다. 승진에 대한 욕구는 무지 강한데 아무하는 게 너무 싫다. 옆에 누군가 있다면 같이 동조하는 아부는 할 수 있지만 혼자서 굳건히 아부를 못 하겠다. 아부의 여부로 일에도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너무 싫다. 가끔 직급이 높은 사람들 틈에 끼어 아부를 해야하는 순간이면 진심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 그래서 그냥 웃는다. 바보같이 영혼없이. 아무 생각이 없는 것처럼.


요즘 그냥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폭풍우 없이 온실 속의 화초로 그냥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 오늘 사무실에서 술자리를 가졌는데 매번 술자리만 가지면 이렇게 블로그에 일기를 쓰는 것 같다. 술자리가 너무도 익숙하지 않아 힘들다. 술도 잘 못 마시면서 그 자리에 있는 순간은 좋고 그냥 방청객으로 이야기를 듣는 건 좋지만 흐트러져 서로 마음 상하게 하는 경우들이 생길까 두려워 그 자리가 너무도 싫다. 그냥 카페에서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직장 내 술자리에서는 그 자리에서 이상한 룰이 생겨 외부에서는 의아해할 수 있는 상황들이 발생하는 것 같다.


친구들이랑의 술자리는 좋다. 편하니까. 그런데 상사와의 술자리는 밑져야 본전이다. 잘하면 물론 칭찬을 듣겠지만 그 자리에서 말 실수를 했다가는 좁은 공직사회에서 낙인 찍히기 일쑤다. 그 낙인은 공직사회에서는 승진 제한이 되기도 한다. 그게 너무 슬프다는 것이다. 너무. 인생이 그런 걸 어떡하냐.


그런데 참 그런 것 같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일로 만난 사람들은 일만 하고 헤어졌으면 좋겠다.


집 가고 싶다. 너무도. 몇 달 동안 집을 못 갔더니 마음이 좀 지친다. 많이.


그냥 묵묵히 버티고 있었는데 무너지는 듯하다. 친구들을 만날 때는 한없이 기분이 솟구치다가 직장에서 술자리만 가지는 날이면 그저 마음이 그냥 땅끝으로 내려가 버린다.


그냥 술을 못 마신다고 할걸 그럴까. 그냥 마음이 너무 그렇다.


맞지 않는 사람과의 대화는 너무 힘들다. 정말 너무도. 그런데 그래도 둥글게. 그냥 모나지 않게 둥글게.


사실 말을 안 하는 이유는 말을 능청스럽고 러블리하고 부드럽게 받아지는 능력이 부족해서이다.


누군가 말 같지도 않은 개소리를 하면 그게 무슨 개소리지. 내로남불 같은 소리하지마. 너 같으면 그러겠냐. 큰일날 소리하네. 그러니까 니가 그렇지. 이 인간은 어떤 환경에서 자랐기에 이런 생각을 하지. 밖에 사회 돌아가는 걸 좀 보고 아가리를 움직이세요. 바로 니가 꼰대야. 되지도 않는 소리 지껄이지마. 니가 해봐 그게 가능하냐. 입장바꿔 생각 좀 해라. 등 이런 말들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그러니 그냥 말을 말자해서 안 하는 것일 뿐이다. 그냥 웃고 말지요한다.


말을 순화해서 하는 법을 잘 받아치는 법을 배워야하는데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너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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