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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노래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by 스마일쭈

여유로운 아침을 보낼 때면 라디오를 듣는다. '오늘 아침 윤상입니다'부터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까지 함께 하다 보면, 최신곡도 나오지만 주로 예전에 즐겨 듣던 노래가 많아서 옛 추억에 잠기게 된다. 가을이 되니 감성이 풍부해져서 '나도 한번 신청곡을 보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시판에 글을 쓰는데 왠지 방송에 나올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문장을 고치고 또 고친 후 등록버튼을 눌렀다.
신청한 코너가 하는 당일. 아이와 책행사에 참여하러 나섰기에 방송을 듣지는 못했다. 다음날 늦잠을 잔 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선곡표를 찾아봤는데 이럴 수가... 내가 올린 플레이리스트 3곡이 쪼르륵 적혀있는 것이 아닌가? 바로 다시 듣기를 해보니 윤상 디제이가 내 이름을 부르며 사연을 읽어주었다. '음. 제목을 붙였군. 음.. 응? 이런..' 작가가 내 글을 많이 손봤다. 미묘하게 달라졌지만 뭐.. 마지막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대로였고 3곡이 다 방송에 나왔으니 그저 좋았다.(찾아보니 다른 사연은 신청한 5곡 중 1곡만 채택되고 2곡은 플레이리스트에 없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알 수가 없다.)
다시 듣기를 녹음하고 신기해서 지인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아직까지 경품 관련 문자는 오지 않고 있지만, 내 사연과 좋아하는 노래가 방송을 타서 정말 행복하다.(잊고 있었는데 한 달쯤 지나니 배송 주소지를 입력하라는 문자가 오긴 했다)
각색되기 전 썼던 글도 함께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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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합니다.
2~30대에 힘들고 지칠 때 듣던 곡들인데 지금 들어도 여전히 마음이 웅장해지기도 하고 평온해지기도 하네요.
시험에 번번이 떨어지고 오랜 연애 후 헤어져서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앞날이 막막할 때. 내가 좋아하는 작은 무언가라도 붙잡으며 하루하루 살다 보면 나다운 삶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매일 책 읽고 걷고 자연을 보고 맛있는 거 먹고 하다 보니 마흔을 앞두고 저를 아껴주는 남편과 결혼했어요. 지금은 사랑스러운 아이와 함께 매일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답니다. 힘든 일도 지나가기 마련이고 긴 인생에 늦은 때는 없더라고요.
이 시간에도 힘들어하고 있는 청춘들이 있을 텐데요. 두렵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이불 밖으로 나와서 작은 일부터 해보면 돼요. 무엇보다 책과 친구가 되길 바라며 명곡 3곡을 추천합니다.

1. 비틀즈. the long and winding road
2.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 old and wise
3. 김동률.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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