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의 직장맘 도전기 2
워킹 데드(Working Dead)
작년 연말부터 난 그야말로 회사에 다니는 좀비와 같았다.
주말까지 해야만 겨우겨우 시간에 맞출 수 있는 업무량 때문에 일찍 출근하고 야근하며 몸을 갈아 넣었고, 주말에는 미뤄둔 집안일에 육아를 병행하다 보니 피로가 쌓여만 갔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없는 것처럼 업무를 해내고 있었다.
그러나 감기는 몇 달이 되도록 낫지를 않고, 눈에 실핏줄이 터지더니 결막염이 되었으며, 만성 속 쓰림과 소화불량이 이어졌다.
일하기 싫음, 의욕 없음...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 왔다.
무엇보다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나의 유리멘털은 산산조각이 나서, 야근하다가 마주친 동료가 "집에 왜 안 가요?"라고 묻기라도 하면 눈물이 수도꼭지처럼 주룩주룩 나와서 나 자신이 가장 당혹스럽기도 했다.
몸과 마음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나는 월급날 하루 잠시 숨통이 틔였다가 다시 위태위태한 직장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언젠가 휴가를 받아서 멋진 곳으로 떠나지 않고서는 도저히 충전이 될 것 같지 않은 상황.
출퇴근 시간에 책 읽으며 힐링하는 게 그나마 위안이었는데 부족한 잠을 자느라 그럴 시간이 없어졌다.
그러다 보니 해소하지 못한 스트레스로 인해 집에서 언제나 신경질적으로 히스테리를 부리게 되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엄마의 감정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기 마련.
특히나 부정적인 감정은 파급효과가 더 커서 집안의 분위기를 좌우하게 되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이러다간 큰일이 나고 말겠어.'
'돈이야 뭘 해도 벌면 되지. 그리고 적게 벌면 그만큼 적게 쓰면 되지.'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퇴사를 결심하게 된다.
그렇다고 당장 그만둘 수는 없는 일.
채용공고를 내고 후임자가 와서 인수인계를 한 끝에 드디어 퇴사일이 다가왔다.
남은 연차를 써야 해서 2시간만 근무해도 됐는데, 인수인계를 하느라 퇴사 당일에도 결국은 초과근무를 해야만 했지만...
몇 가지 안 되는 짐을 챙기고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예상치 않은 남은 이들의 따뜻한 배웅에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
결국 사회생활은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서 치유도 받는 것.
일에 치이고 나의 고민에 빠져 주위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여유가 없었던 것이 너무나도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전업주부의 직장 도전은 6개월 만에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