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의 직장맘 도전기 그 후
오늘이, 또 내일이 기대되는 날들
퇴사 후 두 달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1~2주는 방전된 사람처럼 실컷 자고 남편이 차려주는 밥 먹고 멍 때리며 나태의 끝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조금씩 충전이 되는 것이었다.
또 언제나처럼 위기의 순간 나에게 딱 맞는 처방전과 같은 책이 나타나 마음도 치유되고 있다.
다행히 새 학기 시작과 함께 초등학교 학부모가 되어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새로운 생활에 빨리 적응하게 되었다.
직장에 다니기 전과 같은 생활로 돌아왔지만 마음의 상태는 전혀 달라졌다.
눈뜨면 오늘은 어떤 하루가 될지 궁금해졌고, 소소한 것에서도 기분이 좋아진다.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자 즐겁고 행복하고 감사한 순간들도 늘어나고 있다.
아이와 손잡고 등하교하고, 놀이터에서 같이 운동도 하고, 길가에 핀 꽃을 검색해 보고, 잠들기 전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고 꼭 껴안아준 뒤 잠이 든다.
그리고 귀찮아서 자주 이용했던 마켓컬리 반찬이나 배달 음식 대신, 시장에서 채소를 한 바구니 사서 집밥을 만든다.
에어프라이어로 군고구마도 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피자는 토스트식빵으로 실컷 만들어 줄 수 있다.
주말이 되면 키즈카페에 가서 아이가 알아서 노는 동안 기운 없이 앉아있곤 했는데, 지금은 간식과 과일도시락을 챙겨서 공원, 캠핑숲, 한강, 전망대 등에서 함께 실컷 뛰어논다.
이 모든 일이 큰돈 들이지 않아도 가능한 일들이었다.
특히 봄꽃이 만발한 좋은 경치는 공짜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내게 집중할 시간이 생겼다는 것이다.
직장 다닐 땐 야근으로 늦는 엄마를 기다리느라 아이도 11시가 넘어서야 잠들곤 했는데, 일찍 재우다 보니 한숨 자고 새벽에 일어나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책도 읽고 다른 분들 글도 구경하다 보면, 나도 몇 자 끄적이게 되고 나아가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
시야가 넓어지다 보니 확실히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좋은 글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래도 사람인지라 우울하고 나태해질 땐 밖으로 나가 걷다 보면 기운이 난다.
하루 만보 걷는 건 이제 일도 아니다.
덤으로 걸어서 생긴 캐시로 나에게 달콤한 디저트도 선물할 수 있다.
내일의 내가, 일 년 후의 내가, 10년 후의 내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