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 속에 걸리는 것이 없는 것
2025.10.15.
며칠째 계속되는 가을장마가 멈춘 날.
환상적인 가을 하늘이 펼쳐졌다.
마치 제주도 함덕 해수욕장의 바다가
머리 위에 떠 있는 느낌이었다.
오늘은 플라워클래스가 있는 날.
더욱 더 행복했다.
순간 쇼호스트로 일할 때가 떠올랐다.
가을 하늘을 보며 감탄할 때도 많았지만,
방송이 있는 날은 걱정이 밀려왔다.
오늘 날이 좋아서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갔겠군.
오늘 매출이 잘 안 나오겠네.
마치 시험보고 나서 채점하듯이,
방송 끝나고 매출을 확인할 때는
몇 점 맞았는지 확인하는 느낌이었다.
노는 날도 노는 날 같지 않은 느낌.
내 앞에 숙제가 있는데 노는 것 같은 느낌.
부담감.불안감.
방송을 하면서 즐거울 때도 많았지만,
자주 이런 압박감에 시달렸던 것 같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하루종일
온전히 순간을 느꼈다.
요즘들어 행복하다는 말을
나도 모르게 하루에 여러 번씩 한다.
주님께서는 다 뜻이 있으셨던 것 같다.
쇼호스트를 그만 두고 다시 뒤돌아 보며 멈칫멈칫,
혹시 내가 잘못 멈춘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있었는데,
그만둔지 햇수로 10년째 되는 오늘.
참 잘 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입을 따졌을 때는 쇼호스트를 할 때가 훨씬 더 좋았지만.
행복함이란 어느정도의 경제적인 자유가 보장된다면
돈 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시간으로 하루를 꾸미는 것이 더 만족감을 주는 것 같다.
글도 쓰고, 영상도 만들고, 성가대도 할 수 있고,
기타도 치고, 녹음봉사도 하고,
무엇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즐겁다.
가끔 나 스스로의 부족함 때문에 속상할 때도 있지만,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같이 고민도 해보는 시간이 소중하다
플라워클래스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며 즐거운 수다와
떡볶이, 김밥, 튀김, 과일등을 맛있게 먹고,
사진도 찍고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
예전에 내가 살던 정릉, 아리랑고개, 한성여고, 나폴레옹제과, 대학로를 거쳐 집으로 오는 길.
지나온 55년이라는 세월이 한 폭의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때로는 절망에 온 몸이 땅속으로 꺼져들어갔던 적도 있었지만, 뒤돌아 보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었음을 깨닫는다.
주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남편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시어머님이 주님말씀을 따르는 신자가 아니셨더라면,
우리 예쁜 보물현수가 없었겠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행복을 얘기할 수 없었겠지.
운전을 하며 집으로 오는 길, 이상순님이
진행하는 라디오에 주파수를 맞췄다.
그만의 여유. 장난기, 인간미, 느긋함이 편안하다.
때마침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없다. 별다른 걱정 없다. 사는게 재밌다. 매일매일 신난다. 하루하루 즐겁다. ~~
55년이 되는 2025년 가을.
지금 이 순간이 감사하다.
앞으로의 25년이 기대된다.
더욱 열심히 ~ 좋아하는 일을 하며 즐겁게, 감사하며, 사랑을 나누며 살자.
문득 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어려운 이웃들이 떠오른다.
행복을 이렇게 얘기해도 되는지.
그 분들을 위해 기도 드리고,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
ㅡ하느님의 은총으로 지금의 내가 되었습니다ㅡ
(1 코린토.1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