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커피 한 잔, 그리고 미묘한 감정의 소용돌이

마흔 이후의 턴

by 글라라홍


어느 날, 평소처럼 방송을 마치고 동료 쇼호스트 몇몇과 회사 아래 커피숍으로 내려갔다. 이 시간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방송과 회의 속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여유를 찾는 시간이기도 하다. 익숙한 듯 왁자지껄한 수다 속에는 늘 그렇듯 방송 뒷이야기와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이 섞여 있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화제는 우리들의 직업, 쇼호스트라는 일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힘들긴 해도 이 일이 정말 좋고 행복해요."


별생각 없이 나누던 대화 속에서 갑자기 터져 나온 동료들의 진심 어린 고백.

나는 그들의 말에 순간 멍해졌다. 늘 힘들다고 투덜거리는 모습만 봐왔기에 그들도 나와 비슷한 감정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의 눈빛은 달랐다.

그들에게 힘듦은 고통이 아닌, 사랑하는 일을 향한 열정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 나는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나는 과연 이 일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 걸까?'


왁자지껄한 스타벅스 안, 동료들의 웃음소리가 배경음악처럼 울려 퍼지는 가운데, 나는 홀로 텅 빈 무대에 선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들의 순수한 열정과 비교되는 내 모습이 어딘가 공허하게 느껴지며 어색한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느끼는 힘듦은 단순한 고단 함일까? 아니면 열정 부족의 신호일까? 나는 이 일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있는 걸까? 그들의 말처럼, 정말 사랑하는 일을 한다면 힘든 순간조차도 행복하게 느껴질 수 있는 걸까? 마치 오래된 옷처럼, 편안함에 길들여져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했던 건 아닐까? 혹시 그동안 익숙함이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 숨어 진짜 내 감정을 외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날의 커피 한 잔과 동료들의 진심 어린 고백은 내 마음속 미묘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만들었고, 깊숙한 곳에 잠자고 있던 나를 찬찬히 깨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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