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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갑 내 기

by 나땅콩




중환자실에서의 소식,

차량과 전동킥보드가 무참히 부딪치는 사고로 인하여

가족들은 연명치료를 거부했고

늦은 저녁

가장인 그가 오열 속으로 떠난다


비워지는 참상

사인 고이 접히는 비좁은 틈

그가 두고 간 게 뭐였는지

자꾸만 선연하다


대리운전기사가 차 문을 닫고 내린다

어두운 도시

달이 높이 떠 있으나

희미한 불빛 그늘을 짙게 드리운다


신호등 붉은 눈

뒤로 넘기며

킥보드 위에 그가 달린다


그를 태운 발걸음은

어디쯤을 가고 있으려나


나를 닮은 그가 저만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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