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으로 간을 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번번이 틀리다가 티스푼을 사용하면 좀 낫다는 것, 싱거운 게 짠 것보다는 실익이 있다는 것으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습니다.
소금을 쓰다 보니 간장에 대한 호기심도 생겼습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반반으로도 섞어 쓰는 간장은 검은색을 받아들여주는 음식과 잘 맞는 거였더군요.
요즘에는 멸치액젓과 까나리액젓을 슬쩍슬쩍 써봅니다. 비린내에 유독 예민한 가족이 있어서
자주 쓰지는 않지만 제 입맛에는 "역시 이거지" 싶습니다.
간 보는 걸 몇 줄 쓴다 해서 음식을 아는 것은 아닙니다.
아랫동네 사는 동갑내기와 마찬가지로 아내 없는 날에 냉장고에 남은 음식 죄다 때려 넣고 잡탕을 끓이거나 비벼서 한 끼 해치우는 수준입지요.
얼마 전에, 몇 안 되는 메뉴인 계란찜을 하다가 이것도 동영상이 있겠다 싶어서 켜놓고 따라 했습니다. 파와 홍당무를 잘게 썰어 넣고 거의 익은 뒤에 남은 반을 고명으로 얹는 레시피였어요.
모처럼 칭찬 듣는 으쓱으쓱한 아침밥상이었습니다. 역시나 빨갛고 파란 게 들어가니까 예쁜 입맛이 되더이다.
이제는 회차를 거듭하다 보니 나름 비율도 조절하고 이런저런 간을 바꿔가며 계란찜을 만들게 되었어요.
어느 날엔가 뜨끈한 계란찜을 한 수저 우물우물하던쯤에 떠오르데요.
제법 음식맛도 낼 줄 알게 되었구나! 그러고 보니 계절옷도 찾아 입을 뿐만 아니라 불면의 밤도 줄어들어 그럭저럭 잠도 편히 자게 되었음이 보이더군요
썩 괜찮다는 뿌듯함, 제법 훌륭하다고 토닥여 주고 싶어 졌어요.
이참에 한식요리 자격증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문화회관에서 반찬강습이 있다는데 등록하면 어떨까도요.
많은 여성 가운데 앞치마하고 칼질하는 제 모습을 상상해 보면 좀 쑥스럽긴 하겠지만 배운다는 건 좋은 일이겠지요.
사실은 그동안 얻어만 먹었으니 늦었지만 대단치 않는 무엇이라도 되돌려 주고 싶은 송구함이 들어있는 거지요.
가끔 '나'라는 요리를 반추해 봅니다.
싱거운지 양념은 고루 배었는지와 칼질은 어슷어슷 정성으로 멋들어진지, 그리고 무엇보다 오래 끓인 멸치나 다시마 국물처럼 깊은 맛이 우러나는지를요.
뭔가 아닙니다만 뭐가 아닌지는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나에 계란찜이 그렇듯이 더 해보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