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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땅콩 Nov 02. 2024

독  백

언제나 아니면 무엇일지라도



요즘  어떻게 지내


일은 늘 밀려들어

끝나지 않지

살아있는 한 그럴 거야


찬바닥에 꼼짝 않고 누워있으면 점점 경직되는 근육들이 가슴팍으로 올라와

한기가 손을 내밀지


나뭇잎이 흔들리지 않았는데도

파란 하늘을 숨기는

구름 말하려는 거니


나는 더 이상 하늘을 믿지 않아


이를테면

다만

이라 해도 누구나를

입천장에 붙이려 해


너 또한

문밖으로 나갈 적에 모자를 두고 오니

미끄럼틀을 배반하는 중력처럼


그렇게

아침이 올 때마다

내게 닿아있길 바랐는데 말이야


눈꺼풀을 사이에 두고

다른 세상이 열리기를 기다렸구나


팔다리를 버둥거리며

고관절과 어깨의 무사안녕을 빌지 그랬어


그건 아마도 복권을 사러 가는 걸 꺼야

한 번도 맞이해 본 적 없는 그날을

이마에 붙이고

바람을 향해 휘적휘적 걸어가는 거지


당분간은 별일 없을 거야


글쎄

이 순간에도 나의 세포는 별처럼 떨어진다

울음이 나올 것 같아


늘 그랬어


위로..

내게 주려는

그 하얀 손수건 생각만 해도

언제나 눈물이 났거든


알아


너로 인하여

수많시간이 쌓여


그렇지만

쉽지는 않을 거야

진실은 많아 보여도 항상 모자라잖아


네가 그래

언제나 반대편에 머물러 있지


시력검사를 할 때 한쪽눈을 가리는 것처럼

숨을 들이쉬면서 숨을 내쉴 수 없는 거잖니


새가 되어 높이높이 날아가는 꿈을 꾸었어

등불을 켠 심해어가 된 적도 있지


굳이 눈을 깜박이거나

다른 말을 하려고 애쓰지 말아

그냥 펼쳐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고마워

하지만 흔들려


몸을 맡겨

모든 긴장을 풀어놓고 편히 기다려도 별일 없을 거야

늦되이 피어나는 꽃이라도 어디선가 꽃을 피우고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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