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브리즈번)
음대 졸업 후 승무원으로 진로를 정한 뒤, 외항사 승무원으로 입사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내가 왜 현 직장에 합격할 수 있었는지, 당시의 면접관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는 이상 100% 알 수는 없다. 혼자 생각해 봤을 때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이전에 봤던 면접들과 준비 과정이 달랐다.
처음으로 승무원 입사에 필수코스로 여겨지는 면접 준비 학원과 스터디 없이 혼자서 준비한 면접이었고, 처음으로 면접 예상 질문의 답변을 말하는 나의 모습을 핸드폰 영상으로 찍어 혼자 피드백해 보며 준비했던 면접이었다.
이러한 방법을 선택한 데에는 2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로, 승무원 학원에서 만난 전직 승무원 강사님의 조언이 떠올라서였다.
제일 좋은 면접 준비 방법은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서 스스로 확인해 보는 것이다.
두 번째로, 위의 승무원 학원 강사님의 조언을 듣고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면서 들었던 조언이 생각났다.
자신의 연주를 녹음해 직접 들어보면서 연습해라.
악기 연주, 승무원 면접 매우 다른 분야이지만 둘 다 '사람 앞에 나서서 나에 대해 설득해야 하는 자리'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히 새로운 방법을 선택했다.
처음엔 전직 승무원이 아닌 내가, 나의 관점으로 피드백하며 준비하는 게 그 어떤 방법보다 불안했다. 결과적으로는 2년 만에 '승무원 입사'라는 목표를 이루게 된 방법이었다.
내가 나 자신을 피드백해가며 준비하는 과정으로 2년 만에 목표를 이뤘던 경험은 '남이 보는 나'보다 '내가 보는 나'가 더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게 해 주었다.
10년간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면서 10대 시절부터 남 앞에 나서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시간이 많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악기 레슨과 몇 달에 한 번씩 콩쿨, 학교 실기시험, 오디션에서.
클래식 음악가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나는 시간이 갈수록 내가 듣기에 좋은 음악보다는 주변 선생님, 동료들이 듣기에 좋은 음악을 추구하게 됐다.
승무원 면접을 준비했던 2년의 기간 동안 여러 전직 승무원 면접 전문가분들과 승준생 스터디원들을 만났다. 처음엔 혼자 준비하는 것보다는 나았지만, 때로는 그들의 피드백이 납득이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에도, '내 맘에 드는 것보다 남의 마음에 드는 게 더 중요해'라는 마인드로 전부 다 귀 기울여 들었다.
'다른 사람은 ~하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어떤가?'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남의 의견만을 100프로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때론 과해지거나 산으로 가는 결과물이 탄생할 때도 생겼다.
전문가와 동료의 평가는 중요하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보는 나'라고 생각한다.
경험이 있지만 여전히 나도 내가 보는 나보다 남이 보는 나를 더 우선시하는 때가 많다. 이 글을 쓰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남이 보는 나보다 내가 보는 나를 더 우선시하고 싶다.
남이 충분하다고 해도 내가 느끼기에 부족하면 채우고,
남이 부족하다고 해도 내가 느끼기에 충분하면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