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암병동에 오지 마세요...
한산한 일요일 오전의 병원. 퇴원하는 날이다. 오전부터 배액을 제거하기 위해 오셨고 소독 후 드디어 배액줄을 뺐다. 생각보다 배액줄이 길게 몸속에 단단히 있어 뱃속에서 구불텅 거리며 나오는 줄의 느낌이 아프기도 하고 상당히 안 좋았다. 퇴원 후 몇 주 동안은 샤워를 할 수 없단다. 뭐 여태 못했는걸요...
식사에 대해 다시 한번 안내를 받았다. 하루 필요한 단백질을 약 그램 단위로 알려주시고 이걸 5~6번에 나눠먹고 먹는 자세며 물 마시는 방법, 덤핑 증후군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셨다. 먹지 말아야 할 음식에 해조류와 생과일이 있다. 짜고 맵고 기름진 거 섬유질이 많은 거 다 안된다. 뭘 먹어야 하나... 다시 이유식을 하는 기분이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주사를 뺐다!! 상처, 멍 투성이었던 내 팔~ 붓고 딱딱하기까지 했는데... 멍이 빠지고 원래대로 돌아오는 데까지 오래 걸렸다.
그래도 아무것도 몸에 달지 않고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그리고 교수님이 마지막 회진을 오셨다. "그리고 퇴원이시죠? 전이가 없어서 항암은 안 하셔도 됩니다. 3개월 뒤 봅시다"
엄마가 기쁨의 소리를 크게 소리를 지르셨다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엄마는 내가 항암을 할까 봐 그 걱정이 정말 크셨다.
나도 퇴원 후나 듣겠지 했는데 항암 여부를 퇴원날 들어서 너무 기뻤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티를 내는 게 다른 분들께 너무 죄송했다ㅜㅜ
교수님이 항암을 안 해도 된다는 말씀에 4인실 모두 기쁘게 축하해 주셨다. 그 고통을 너무나 잘 아시기에 진심으로 축하해 주셨다. 유방암 환우님도 췌장 말기인 환우님도 너무너무 잘됐다고.... 이렇게 혼자 기뻐해도 될지 ㅜㅜ 몸 둘 바를 모르겠었다. 산전수전 다 겪으신 간병인분도 정말 다행이라고 다시는 암병동에는 오지 말라고 해주셨다....
난 정말 행운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너무 감사했다. 모두에게 기적이 일어나 그 아주머니도 회복되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분은 내가 퇴원 다음날 호스피스로 가셨다고 한다 ㅜㅜ 부디 평안하시길 빕니다.
사복으로 갈아입으니 입원 첫날과 다르게 입었던 옷이 헐랭이가 되었네. 살이 정말 많이 빠졌다. 간호사분들께 덕분에 잘 회복했다고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한분 한분 인사를 드렸다. 모두 다 어리고 앳된 얼굴들, 하지만 모두 다 프로들... 정말 감사했습니다!!!!
일주일지 약을 한 아름 받고 3개월 뒤 내시경을 예약하고 병원을 아주 퇴원한 날 내 인생의 한 차례 큰 고비가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생활과 내 몸에 대한 큰 경고.... 이제 앞으로 건강하게 내 몸을 관리하는 건 오직 나에게 달렸다. 경고를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