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 에피소드3(교원평가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이 글은 교육 분야 신문사에서 교원평가에 대한 글을 부탁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학교와 교사에 대한 통제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제 생각을 알리는 글이라는 생각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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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교원평가는 교원근무성적평정, 교원성과상여금, 교원능력개발평가의 3원 체제로 실시되어 왔다. 각각의 평가는 시작 시기와 도입 목적은 다르지만 평가 자체가 갖는 거부감과 3원 체제의 복잡성으로 인해 비판을 받아 2016년 이후에는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원능력개발평가와 교원의 업무성과 향상을 위한 교원업적평가(근무성적평정+다면평가)로 간소화 되었지만 교원평가를 둘러싼 교육계 내외의 갈등과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편 교원평가를 평가 주체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관리자에 의한 평가(교원근무성적평정의 일부), 교원의 협의에 의한 평가(교원근무성적평정, 교원성과상여금 및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일부) 그리고 학생‧학부모에 의한 평가(교원능력개발평가의 일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 관점이 교원평가의 여러 측면을 살펴볼 수 있는 또 다른 관점이 아닌가 한다.
이 글에서는 학교 현장 책임자의 시선으로 교원평가를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교원평가를 둘러싼 학교 내외의 갈등을 어떤 원칙으로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언급과 함께 교원평가 개선을 위한 나름의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현재 3원 체제로 실시되는 교원평가는 각각의 평가 목적에서 상당히 벗어난 형태로 실시된다는 생각이다. 교원의 업무성과 향상을 위한 교원근무성적평정은 극소수의 승진 관심 교원에 대하여만 평가의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같은 목적을 지향하는 교원성과상여금 역시 높은 근무 성과를 유인하기 보다는 다분히 조직 안정을 위한 어정쩡한 합의를 지향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원능력개발평가 역시 평가 참여자의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의 이유로 그 본래의 취지가 구현되지 못한다고 판단 된다.
각각의 교원평가가 그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는 이유를 평가 주체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도 문제를 이해하는 한 방법일 수 있다. 관리자에 의한 평가는 교원근무성적평정에만 작용함으로써 승진희망자 이외의 교원에 대하여는 업무성과 향상을 위한 유인을 제공하지 못한다. 교원의 협의에 의한 평가는 교원근무성적평정과 교원능력개발평가보다는 교원성과상여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동료평가가 갖는 인간적 관계 측면으로 인하여 엄정한 평가보다는 조직 내 평화와 순응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교원능력개발평가에 적용되는 학생‧학부모에 의한 평가는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지향하기보다는, 학부모가 교육 수요자로서 공급자에 대한 항의의 기제로 활용되는 측면이 상당하고 교원 또한 학생‧학부모에 의한 평가를 자기 발전의 계기로 삼기보다는 무조건적인 거부감 또는 단순히 수요자의 취향에 부합하려는 경향이 상당하다.
교원평가 개선 방향을 논하기 전에 개선 방향의 원칙을 살펴보는 것이 실효성 있는 대안을 찾는 관점이라 생각한다.
첫 번째 고려할 원칙은 교원평가의 근본 취지가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평가는 평가의 양편에 선 사람의 이해가 상충될 수밖에 없어 어느 일방의 압력으로 평가의 도입 취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교원평가에서 학생‧학부모와 교원의 이해가 충돌할 때 정부와 교육청이 제도의 근본 취지를 지키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고려할 원칙은 갈등관리 측면이다. 교원평가 자체가 긴장과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제도이지만 가능하다면 갈등을 최소화하고 제도의 운영 과정에서 갈등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다. 오늘날 학교는 외부의 압력과 내부 갈등으로 인해 학교에 요구되는 교육기능을 수행하는 것 자체가 벅찬 현실임을 고려할 때 교원평가에서의 갈등관리는 중요하게 생각해 볼 측면임이 분명하다.
세 번째 고려할 원칙은 교원평가가 공교육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교원평가의 근본 취지를 지키고 학교의 갈등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교원평가가 운영되면서도 교원평가가 장기적 측면에서 교원의 성장과 직업적 성취를 북돋아 주고 교육기관으로서의 학교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기 위한 방향으로 순기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교원평가가 어떤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인가? 현재 학교 내외에서 제기되는 이견에 대한 필자의 생각과 단기적 관점에서 현행 교원평가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점 및 장기적 관점에서 교원평가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현재 크게 이슈화되는 코로나 상황에서의 교원능력개발평가 폐지 내지는 유보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육계 내부에 있는 필자로서 그런 주장의 이유와 상당한 타당성을 이해하지만 교원능력개발평가의 근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교원의 전문성 향상이 실시 여건의 어려움으로 인해 중단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교원능력개발평가의 2년 연속 유보는 평가의 다른 한 편에 선 학생‧학부모의 입장을 고려할 때 학교내 갈등을 줄일지는 몰라도 사회 전체의 갈등을 증가시킬 수 있다. 다만, 학생과 학부모의 교원에 대한 평가에 상당한 일치성이 있는 점과 학부모의 수업참관을 실시하기 곤란한 점을 감안하여 올 해에 한해 학부모에 의한 평가를 중지하고 학생에 의한 평가만을 실시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단기적 관점에서 성과상여금에 반영되는 다면평가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현재 상당수 학교에서 다면평가에서 정성평가를 최소화하고 정량평가 반영 요소를 쉽게 합의가능한 수량화 하기 쉬운 요소를 중심으로 반영 하고 있다. 이 결과 학교에서 기피하는 업무를 담당하거나 부여된 업무의 수행 정도 여부는 다면평가에 반영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하여 몇몇 기피 업무에 대한 가산점을 인정하고 담임 업무와 같이 업무를 맡는 것 자체만으로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맡은 업무의 수행 정도를 평가하여 가산점에 승수배를 하는 방식으로 교원의 책무성을 제고하고 기피 업무에 대한 학교 운영의 가용자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원근무성적평정은 현재의 기능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승진희망자의 기득권을 존중하되 승진제도 자체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교사에서 교감‧교장으로 승진하는 코스는 교원근무성적평정에 의한 승진과 교육전문직을 경유하는 승진 그리고 공모교장 제도를 이용하는 승진이 있다. 교원근무성적평정에 의한 승진은 제도의 안정성과 이 제도를 활용하여 승진을 준비하는 교사에 대한 정책의 신뢰 차원에서 큰 틀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교육전문직을 경유하는 승진은 일단 교육전문직이 되면 아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감‧교장으로 승진(전직)하기 때문에 선발에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공모교장 중 일정 비율을 교장자격증 없는 공모교장제를 꾸준하게 실시하여 교사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리더십을 기른 교사가 관리자가 될 수 있는 통로를 안정적으로 제공하여 관리직에 다양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계 전체의 발전에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공모교장제 취지 자체를 허무는 담합 등의 불공정한 행위는 행정적으로 관리감독을 철저히 실시하여야 한다.
장기적 측면에서 교원평가를 교원 자신이나 학생‧학부모는 물론이고 기존 교육행정기관으로부터 독립적인 기구에서 담당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오랜 한국의 교육 전통에 비추어볼 때 교사들이 학생‧학부모로부터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협의에 의한 동료평가 또한 한국적 풍토에서 엄정하게 실시되기 힘든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교원평가시스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학교 외부의 별도의 기관에서 주관하는 교원평가 제도를 도입하여 승진과 보수에 반영하는 방안이 교원평가에 대한 사회적 갈등을 감소시키고 정실에 의한 평가를 지양하며 교육계 내외의 합의를 가능하게 하는 방안도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또한 외부의 별도의 기관에서 주관하는 교원평가를 통해 기관으로서의 학교평가도 함께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 ‘타락’이란 의미를 자주 생각한다. 사전적 의미로 타락은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 잡되고 나쁜 길로 빠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교육에 관하여 그 목표달성을 위한 협동적·조직적 단체행동을 조성하는 작용을 교육행정이라 할 때 교원평가가 교육행정의 일부이라면 ‘교육행정의 타락’은 교육 목표 달성을 위한 협동적·조직적 단체행동이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 잡되고 나쁜 길로 빠지는 현상‘이 아닐까 한다. 어려움을 회피하고 작은 개인적 이익을 탐하고 싶은 욕구를 누르고 누군가는 그리고 어딘가는 시퍼런 눈으로 제도의 본질을 지키려는 결의를 다져야 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 아닌가 싶다.
[참고자료]
1. 교원평가시스템 운영 실태 비교 분석, 전제상, 2020년, 한국교원교육연구
2. 교사의 인정 투쟁, 김정아, 2018년, 교육사회학연구
3. 교원성과급제도에 대한 고등학교 교사의 주관성 연구, 유영설, 2019년, 한국융합학회논문지
4. 2021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 계획, 2021.03.15., 서울특별시교육청(중등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