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절친되기
이번에 미국에서 새롭게 학교를 들어가면서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 그런데 보통 유학생들은 유학생들끼리 뭉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유학생들을 위한 활동에서 많이 뭉치는 것 같다. 물론 유학생 친구들도 좋지만 그래도 미국 학교에서 미국인 친구들과도 어울려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어쩌다 좋은 기회로 같은 수업을 듣는 미국인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나보다 4살이 어린 친구이다. 이 친구는 다른 나라에 관심이 많고 특히 한국에도 관심이 많은 친구였다. 보통 미국인 친구들을 보면 유학생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런데 이 친구는 유학생과 어울리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 친구이다. 수업을 들을 때도 정확하게 알아듣지 못하는 나를 위해 한 번 더 설명을 해준다거나, 교수님께서 내 작품에 대해 피드백하실 때 옆에서 듣고 있다가 자세히 풀어서 설명해 준다거나, 준비물이나 과제를 한 번 더 체크해 주는 등 나에게 도움을 정말 많이 주고 있다.
그렇게 매일 다이렉트 메시지도 주고받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다 보니 국적이 달라도 이렇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이 되는 사이가 될 수 있구나를 깨달았다.
사실 난 정말 친한 외국인 친구가 또 있는데 그 친구는 일본인이다. 그 친구도 미국에서 만났지만 그 친구가 한국말을 할 줄 알아서 대화를 많이 해볼 수 있었고, 서로를 알아가다 보니 말도 잘 통하고 취향도 비슷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관계임을 알았기에 친한 친구가 되었다. 서로 다른 나라에 있어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1순위로 만날 계획을 잡을 정도의 친구이다.
이번에 미국인 친구에게서 일본인 친구에게 느꼈던 그런 감정을 또 느꼈다. 이 친구랑은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대화하는데도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신기했다. 어찌 보면 내 영어실력이 조금 늘은 걸지도?라는 약간의 뿌듯함도 있지만(사실 가끔 못 알아들어서 웃거나 계속 질문하기도 한다) 근본적으로 이 친구의 성향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내가 긴 시간 동안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의 특징으로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이다. 이 미국인 친구와는 가끔 진지한 대화도 많이 한다. 진지한 대화를 할 때, 이 친구는 정말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구나를 느낄 수 있다. 그 친구가 나에 대해 너무 신경 쓰고 배려하는 게 보일 때면 미안하고 고마움 마음에 “Don’t think too much about me. Just do as you can as do yourself.”이라고 “나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냥 네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라고 한다. 그럼 그 친구는 “Yes, I’m doing myself”라며 그냥 나대로 너를 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이 말이 참 좋다. 누군가와 일부러 막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다 보면 상황이 좋게 흘러갈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것에 대한 것을 이 친구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이 친구와 나중에 어떤 인연으로 남을지 아직은 모르지만, 국적이 달라도 문화가 다를 뿐 인생 가치관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것은 전 세계가 똑같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