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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bin Apr 12. 2024

에너지의 원천

친한 친구들

나는 파워 I 성향을 갖고 있지만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생각보다 친구가 많은 사람이다. 내 인생을 쭉 돌아보았을 때,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아르바이트, 어학원 등 내가 발 담갔던 대부분의 곳에서 아직까지도 연락하고 남아있는 친구들이 최소 한 명씩은 있다. 생각해 보면 나는 보통의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특별히 모난 성격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내가 애정하는 친한 친구들이 몇 있는데 그 친구들을 만나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미국 와서 깨달았다.




한국에 있을 땐, 그냥 서로 약속 잡으면 볼 수 있었기 때문일까? 만나면 고민이나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어 재밌긴 했지만 그게 엄청나게 큰 힘이 되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미국에 오니 그렇게 편하게 보던 친구들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고 시차 때문에 연락도 쉽지 않았고, 환경이 정말 다르다 보니 서로가 노력 아닌 노력을 했던 것 같다.

미국에서도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지만 한동안 몇 명의 친구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으며 나 자신을 잃어가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에너지가 바닥나던 시기에 잠깐 한국에 들어갈 기회가 생겼고 가족들과 친한 친구들만 보고 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시기에 엄청나게 신기한 경험을 했다. 한국에서 친한 친구들을 만나니 내 마음 한편에 텅 비어있던 곳이 가득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 당시 시간이 날 때마다 친구들을 만나려고 노력했고, 그 친구들에게도 "나 너네 만나니깐 너무 행복하고, 텅 비어있던 무언가 채워지는 느낌이야. 너네로부터 에너지를 가득 받는 느낌이야"라고 말하며 고마움을 많이 표현했던 것 같다. 나를 잘 알기에 편하고 익숙했고, 만나면 마음이 안정되는 그 친구들의 존재 자체가 그냥 나에게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시기는 친구들에게 에너지를 받아 벅차고 행복했던 순간으로 계속 기억될 것 같다.




그렇게 에너지를 가득 채우고, 다시 미국에 돌아와 생활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이제는 거의 2년째, 서로의 생활을 존중하며 은연중에 서로의 답장 시간대를 알기도 하고, 가끔 재미있는 일이나 새로운 일, 고민 등이 있으면 페이스 톡으로도 연락을 주고받기도 한다.

한 친구가 생일 편지에 "몸이 떨어져 있으니 예전만큼 이러쿵저러쿵 사소한 일들을 나눌 수 없다는 게 가끔은 조금 서운하게 느껴지기도 하면서도, 벌써 10년 가까이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도 하다, 내면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주고받을 수 있고, 또 너무 무겁지 않게 털어낼 수 있어서 좋고 행복하다, 꼭 몸이 떨어져 있다 해서 마음까지 멀어지는 건 아니구나 싶어서 속으로 안도하기도 했다"라고 말해주었다. 내가 잠깐 한국에 갔었을 때 문득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냥저냥 서로 지내다 보니 최대 11년부터 최소 몇 개월까지의 친한 친구들이 있는데 요즘 나와 오래도록 관계를 맺어온 사람들에게 참 감사한 마음이 든다. 물론 서로 맞지 않는 부분도 많았겠지만 그래도 지금껏 한 번도 싸우지 않고 오랜 관계를 유지해 이제는 서로에게 고마움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며 서로를 아껴줄 수 있다는 게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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