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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거인 Sep 25. 2023

그 말, 진실이야?

짜장라면을 먹으며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는 일요일이다. 기다림 끝에 내리는 비라 그런가?  유난히 빗소리가 듣기 좋다.
 

비가 오니  남편은 티브이 앞에서 뒹굴거리고 있다.
나는 주문 들어온 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바느질하는 작업실로 들어갔다.
 한참 일을 하는데 배 가 고프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12시가 되어간다
거실로 나온 나는 남편에게  외쳤다. "오늘의 요리는 짜파게티! 요리사는 신운섭입니다."
남편은 나를 힐끗 쳐다보더니 "알았어 내가 만들어 줄게" 한다.
"밭에 가서 양파 뽑아서 볶고, 매운 고추 두 개만 썰어서 넣어 주세요."  주문을 넣고 다시 작업실로 들어가 일을 하고 있는데 둔탁한 칼질 소리가 들린다.
 '내가 도와줄까?' 하고 소리치니 '아냐 됐어'라는 소리가 들려온다.
잠시 후, 남편이 '라면 먹어!' 라며 부른다.

  식탁에 앉자마자 한 젓가락 입에 넣으니 칼칼하게 맛있다. 남편 얼굴을 쳐다보며
 "오 맛있다"  했더니
 "짜장라면이라 맛있는 거야 " 한다.
 "아냐! 당신이 만들어서 더 맛있는 거야. 그런데 당신 입에는 좀 맵겠다."
매운걸 못 먹는 남편이 걱정되어 물으니  난 매워도 괜찮아. 당신만 맛있으면 돼."라고 한다.
남편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물었다.
 "그 말 진실이야?  아님  그냥 해 보는 말이야?"
남편이 답한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언제나 진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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