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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거인 Jan 31. 2024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매일 닭장이 소란스럽다. 닭이 알에서 깨어 3년 정도 지나니 알을 잘 낳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 3월에 부화기에서 병아리 20 마리를 부화시켰다.  그 닭들이 잘 자라서 알을 낳기 시작했다. 마땅한 찬거리가 없는 우리 부부의 배를 감사하게도 넉넉하게 채워 주고 있다.

그런데 암탉 수에 비해 수탉이 너무 많은 게 문제다. 보통 10대 1의 비율로 키워야 한다고 한다. 우리 닭들의 비율은 5대 1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러니 힘이 남아도는 수컷들은 허구한 날 쌈질이다. 그 무리들 속에서 암탉들의 스트레스로 인해 점점 털이 빠지면서 누드 닭이 되어 가고 있다.
남편은 이번 겨울에 정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피를 봐야 하는 일 앞에서 쉽게 결단 내리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건강한 계란을 먹으려면 닭은 키워야겠고 암탉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보호하기 위해서는 수컷들의 개체 수를 줄여야 한다. 그런 상황은 인지하고 있지만 또 살생은 못하겠고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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