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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치골에 산다
봄이 왔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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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거인
Feb 15. 2024
범인은 밤행 후 꼭 현장에 다시 난다는 말이 있나 봄
얼마 전 맹금류인 말똥가리
한 마리가
나타났나 봄
그물이 쳐진 닭장 지붕을 뚫고 들어가 닭 한 마리를 작살 냈나 봄
그 말똥가리가 다시 현장에 나타났나 봄.
닭들은 다행히 무사한가 봄
예치골에는 네 채의 집이 있나 봄
우리를 제외한 세 채의 집은 뜨내기들 집인가 봄
예치골의 숲은 나만의 숲인가 봄
밖에는 비가 오고
있나 봄
장화를 신고 우산을 들고 우중산책을 나서 봄
비가 오는데 몸은 온기를 느끼나 봄
숲을 헤집고 다녀 봄
쑥이 나왔나 둘러보지만 이른가 봄
꽃다지 꽃을 봄
광대나물 꽃도 봄
꽃을 따서 꼬리 부분을 빨아 봄
꼬리에 꿀을 저장하고 있나 봄
운용매화가 마당에 향기를 뿌리고 있나 봄
산수유도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나 봄
산책을 하고 집에 와서 남편을 찾아 봄
지붕에 허술한 구멍을 손 보고 있나 봄
뒷산에 명이 나물도 봄이 궁금한가 봄
경칩은 아니건만 산개구리는 몸으로 느끼나 봄
초승달은 봄의 축제를 기다리고 있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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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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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거인
지리산을 오르며 숲 길 걷기를 좋아하는 작은거인입니다. 사는 이야기를 일기처럼 기록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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