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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거인 Mar 15. 2024

 고향에서 만난 친구

  세상을 떠난 친구를 보내고  고향을 찾았다.  고향 친구를 만나 커피를 마시러 카페로 갔다.  그곳에서 중학교  동창을 만났다.


나는 1988년 11월 06일 12시에 구리시에  있던 '동은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했다. 그때 나보다 30분 먼저 식을 올린 친구가 있었다.

중학교 동창인 그 친구는 같은 반 친구였지만 가깝게 지낸 기억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서로 잘 살라는 덕담을 주고받았다. 카페의 사장님이 바로 그 친구였다.


우리는 서로 사는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그 친구가 내 가슴에 매달려 있는 가방이 이쁘다며 맘에 들어했다.

   지난겨울 내내  만든  25개의 가방중 하나였다.  

 가방이 이쁘다며 관심을 보였다. 맘에 들어하는 친구에게 단숨에 벗어 주고 싶지만  내 가슴에 대못이 박힌 가방이었다.

마음 하고는 다르게 또 상처로 돌아올까 망설여졌다. 나는 친구에게 다짐하듯  정말 이 가방이 마음에 드냐고 물었다. 너무너무 맘에 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친구에게 종이가방을 달라고 했다. 가방에 있던 소지품을 종이 가방에 쏟고 친구에게 건넸다.
"이거 내가 직접 만든 건데 35 년 만에 만난 기념으로 너 줄게"
 친구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진짜? 진짜? 너는? 이 라는 단어를 쏟아 냈다.
"난 만들 줄 아니까 또 만들면 되지. 정성으로 만든 거니까  너덜너덜 해 질 때까지 홀대하면 안 된다."  
"고마워. 죽을 때까지 들고 다닐게"

"고향에 오면 또 들를게"
그 친구는 카페를 떠나는 우리의 뒷모습을 보며 한참 동안 손을 흔들며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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