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는 중, 고등학교 동창인 두 명의 친구가 산다. 한 친구는 끽다래라는 찻집을 운영하는데 오로지 유기농만 고집하며 차와 공진단. 쌍화탕, 조청등 건강식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그 친구는 가끔 내게 차나 쌍화탕을 보내 준다. 지난번에 여행을 갈 때도 얼마 전 사람에게 상처받아 힘들어할 때도 맛있는 거 사 먹으라며 용돈을 보내 주었다. 난 그 돈을 어떻게 번 돈인지 알기에 어떤 위로의 말보다 따뜻하게 위로받았다.
한 친구는 낚시터와 식당을 운영한다. 그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응 오늘 택배 하나가 도착할 거야." "뭘 또?" "별거 아냐. 장을 보는데 바나나가 싸길래 보냈어. 찹쌀하고 도라지 무친 것 조금 보냈으니 맛있게 먹어." "지난번에 참외도 보냈잖아. 뭘 또 보내구 지랄이야!" "ㅎㅎㅎㅎㅎ 별거 아니야. 심심할 때 먹어. " 덩치가 나보다 배가 큰 친구의 사람 좋은 웃음소리가 LTE를 타고 와 내 귓속을 파고든다.
그 친구의 엄마는 포도 농사를 지으며 논일이며 밭일을 닥치는 대로 했다. 봄이면 산나물을 뜯어서 경동시장에 내다 팔았다. 몸을 아끼지 않고 일을 해서 많은 땅을 사고 돈을 모았다. 여행 한 번 다녀 보지 못하고 요양원에 계시다가 지난해에 돌아가셨다. 덕분에 친구는 수억의 재산을 받은 상속녀가 되었다.
나는 고맙다는 말이 쑥스러워 실없는 소리를 한다. "상속녀 친구를 둔 덕에 내가 호강한다 야!" 친구 특유의 웃음소리가 다시 내 귓속을 파고든다. "깔깔깔! 그래 울 엄마한테 고마워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