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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거인 Jul 24. 2024

너는 어디서 왔니?

 올봄에 화단 옆에 고무통을 묻어 작은 연못을 만들었다. 연못 위치를 정하고 구덩이를 파기 위해  화단에 있는 화초를 캐서 옮겼다. 그때 심은 적이 없는 아이가 눈에 띄웠다. 얼핏 봐도 그냥 잡초는 아닌 것 같아서 다른 곳에 옮겨 심었다.
 옮겨 심고 물 몇 번 준 것 외에는 관심 한 번 제대로 주지 않았는데  꽃이 피었다. 그 모양은 마치 불꽃이 팡팡팡 터지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아이에게 다가가 쪼그리고 앉아 눈높이를 맞추며 물었다.
 '네 이름은 뭐니? 언제 이리 이쁘게 피었니? '

꽃 이름이 궁금해진 나는 사진을 찍어 네이버에게 물어봤다. 이름은 풍접초, 꽃 모양이 족두리를 닮았다고 해서 족두리꽃이라고도 불린다고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여름이 되면  다른 집 화단에 풍접초 꽃이 피어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꽃 모양이 특이하고 예뻐서 심고 싶었지만 인연이 닿지 않아 아직까지 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풍접초꽃이 내 마음을 안 것일까? 스스로 내게 왔다. 참으로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이제 나와 인연이 되었으니 잘 가꾸어서 씨앗을 맺게 해야지. 그리고 내년에 또 만나야지.
" 풍접초야! 너는 어디서 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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