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 근처에는 직박구리 새가 아주 극성을 부리고 있다.
그들은 무법자처럼 떼로 몰려다며 농작물을 망쳐 놓기 일쑤다.
우리 부부는 휴가 온 손님들과 더위를 피해 계곡으로 물놀이를 갔다.
물놀이를 끝내고 집에 도착하니 차 소리에 놀란 직박구리들이 사과나무에서 떼로 날아갔다.
몇 년째 서너 개만 달리던 사과가 올해는 제법 주렁주렁 달렸다. 주먹만큼 커진 사과는 햇살을 받는 부분부터 붉게 익어가고 있었다.
남편은 올해는 맛을 볼 수 있겠다며 망을 씌워 놓았다. 아직 맛도 들지 않았는데 벌써 직박구리들이 망의 밑으로 날아들어 입질을 시작했다.
나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사과나무 앞으로 달려갔다. 나무에 달려 있는 사과에 빨갛게 익은 부분만 다 파 먹어 멀쩡한 사과가 없다.
한창 예쁘게 익고 있는 사과를 직박구리에게 다 빼앗겼다.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돌을 들어 새들을 향해 던지며 소리쳤다.
"이 나쁜 넘들아! 내 사과 내놔!"
직박구리들은 그런 나를 조롱이라도 하는 듯 꽉꽉 거리며 주위를 맴돌았다.
망가진 사과를 따서 맛을 보니 제법 맛이 들었다.
풋사과에는 비타민c가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입질한 사과가 아까워 상처 난 부분은 베어 내고 나박나박 썰어 꿀에 재워 두었다.
나는 지금 직박구리들에게 사과를 몽땅 빼앗긴 게 억울해서 흉을 보는 중이다.
직박구리의 주둥이는 유난히 뾰족해서 새들 중에서도 젤로 못생겼다.
한 마리가 먼저 와서 먹어 본 후. 떼로 몰려온다. 그들이 왔다 간 자리에는 남아나는 농산물이 없다. 아주 욕심과 심술만 득실득실한 놈들이다.
그들이랑 적당히 타협을 하고 싶지만 인간의 말을 알아들을 리는 없고,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누그러질까 싶어 이렇게 글을 쓰며 화풀이를 해보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