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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거인 Aug 08. 2024

 나만의 더위를 피하는 방법


 곡식이 여물려면 햇빛을 받는 양이 아주 중요하다. 강렬한 태양 아래 과일들은 익어가고 곡식들은 여물어 가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 그런가? 아니면 여름의 마지막 발악인가?
요즘 내리쬐는 태양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다.

 나는 요즘 짬짬이 김장거리 심을 밭을 준비 중이다. 해마다 남편과 같이 했던 일인데 요즘 바쁜 관계로 혼자 하고 있다.
 거름을 뿌리고 삽으로 흙을 뒤집는데 태양의 기세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삽질을 대여섯 번 하고 나면 몸이 부글부글 끓어 넘쳐  장대비 같은 땀이 흘러내린다.
 심장은 터질 듯이 나대는고 숨은 턱턱 막힌다.  땀을 많이 흘렸더니 목이 타 들어가고 있다.
 이러다간 쓰러지겠다는 생각에 들고 있던 삽을 집어던지고 집으로 내려왔다.

   뜨거운 태양에 달궈진 내 몸은 화력 좋은 불속에서 방금 나온 쇳덩이처럼 뜨거웠다. 이제 찬물에 담그고 식혀 당그레질을 해야 할 때다.
 물속으로 들어가고 싶지만 물 받을 시간이 없다. 시원한 물을 마시고 싶어 마당 끝에 있는 저장고로 들어갔다.
 온도를 3도에 설정해 놓은 저장고안은 신세계였다. 더위에 지친 나는  그대로 자 주저앉았다. 숨을 고르며 몸을 식히는데 단호박 식혜가 눈에 들어왔다.
 나가서  컵을 가져 올 시간도 없어  위아래로 흔들어 그대로 들이마셨다.
 시원한 식혜가 들어가니 부글부글 끓던 속이 식었다. 땀에 젖은 옷이 몸에 닿으니 금방 추워졌다.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나온 나는 뜨거운 태양이 무서워  밭으로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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