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목조주택이다. 목조주택은 벽을 허물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예산에 맞추어 집을 짓느라 주방이 아주 좁았다. 좁은 주방이 불편해서 창문이 있던 벽을 허물고 밖에 주방을 다시 만들었다. 그리고 주방과 거실 사이에 미닫이 문을 만들어 달았다.
습도가 많은 여름에는 나무가 습기를 흡수해 응축되어 문이 부드럽게 움직인다. 겨울철이 되면 습기를 뱉어낸 나무는 팽창이 된다. 문의 공간이 좁아지면서 미닫이문을 여닫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간혹 두 손에 힘을 잔뜩 주어야 움직일 정도로 뻑뻑해지기도 한
다. 그럭저럭 적응하며 지냈지만 유독 불편할 때가 있다. 나는 남편에게 밥 세끼 먹고는 문을 열지 못하겠다고 구시렁거렸다.적응해야지 딱히 방법이 없다는 남편에게 지금이야 힘이 있으니 괜찮지만 내 나이가 70 넘고 80 넘으면 손목부터 절단 날거라고 쏘아붙였다.
남편은 문 앞에 서서 한참을 고민하더니 좋은 생각이 났다며 창고로 갔다. 창고에서 돌아온 남편은 주방에서 나를 불렀다. 작은 바퀴가 문에 닿게 해서 벽에 붙이고 문을 움직여 보라고 했다. 문 열림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문을 열면 바퀴가 돌아가는 힘에 의해 부드럽게 움직였다. 회전형 바퀴를 달으니 바퀴가 뱅글뱅글 돌아 효과가 없다. 다시 직진형 바퀴로 여러 번 시도를 해보고 벽에 고정시켰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