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을 하고 돌아보는 한 달,
스스로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고 다그치듯 쫓아다니는 선임들의 잔소리에 머릿속 생각은 달아나고 몸만 어수선하게 움직였다.
우리는 너보다 더 심하게 일을 배웠다며 시집살이당해본 시어머니가 며느리 시집살이 시키는 격이었다. 거기에 들려오는 뒷말은 마음에 생채기를 냈다. 나는 결국 참지 못했다.
한 달을 마무리하고 다시 시작하는 1일에는 또 다른 과정을 배워야 하는 시간이다. 새로운 일에 대한 걱정, 사람과의 불편했던 사건등이 머릿속에 가득 차서 잠을 설쳤다.
손에 익지 않은 일이 걱정되어 30분 일찍 출근을 했다.
사건의 발단이야 어떻든 지는 사람이 이기는 거라는 속담을 되새기며 전날 불편했던 선배에게 사과했다.
내가 선배 대접하지 않고 무시했다며 사과를 받지 않는다. 그 뜻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네! 네! 하며 고분고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나의 어떤 행동이 저 사람을 무시하는 것으로 보였을까? 일을 하며 곰곰이 생각해 봤다.
최고참의 잔소리도 만만치 않지만 뒷말은 하지 않았다.
나보다 나이가 적은 선배는 옆에서 이것저것 챙겨 주며 일을 가르쳐 주었다. 당연히 관계가 부드러워질 수밖에 없다.
마찰이 있던 그녀는 나만큼 일 잘하는 사람 없어. 그러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뒷말을 하기 일쑤였다.
다른 동료와 몇 마디 이야기를 할라치면 불러서 일을 시켰다.
다른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꼴을 보지 못하는 성향이었다.
나도 마음에 상처가 많은데 그녀도 마음이 많이 아픈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다시 그녀에게 가서 "그렇게 느끼셨다면 정말 미안합니다. 앞으로 제가 더 조심할게요." 했지만 여전히 사과는 받지 않았다.
시간을 기다렸다가 일이 밀려 있는 그녀에게 가서 "제가 도와드릴까요?" 하니 찬바람 쌩쌩 불던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휴! 긴장했던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는 사람과의 불편한 관계를 견디기 힘들어한다.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나 또한 한 발 물러 설 줄 아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