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가을이 부르는데
배낭을 메고 지리산을 걷고 싶은 마음 간절한데 해야 할 일들이 발목을 잡는다.
그래도 늦기 전에 떠나야 하니
먼저 해야 할 일에 부지런을 떤다.
봄에 심었던 고구마 모종에서 곁가지를 잘라서 노는 땅에 꽂아두었더니 줄기가 뿌리를 내려 무성히 자랐다.
먼저 심은 밭을 캐고, 3주가 지나 곁가지 밭의 고구마도 캤다.
과연 알이 맺혔을까 반신반의했지만,
땅속엔 생각보다 고운 고구마들이 숨어 있었다. 오늘 캔 고구마는 덤이다.
고구마를 캐고 그 자리에 양파밭을 준비했다.
늘 남편과 함께하던 일을 혼자 거름 내고, 땅을 고르고, 비닐을 씌우다 보니
해가 저물었다.
지리산은 가을을 내려보내며 자꾸 나를 부르는데 외면하기가 쉽지 않다.
더 이상 마음을 미루지 말고 배낭을 꾸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