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아이스크림

가족을 챙기는 마음

by 작은거인


카레를 만들려고 남편에게 재료를 부탁했다. 퇴근한 남편은 종이상자에 야채와 고기, 그리고 아이스크림 세 개를 담아왔다. 얼어붙은 아이스크림을 보는 순간, 비틀거리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르며 타임머신을 탄 듯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소장수였던 아버지는 오일장에 다녀올 때면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들어오셨다. 손에는 너덜너덜한 노란 봉지가 들려 있었는데, 그 안에는 소금에 절인 간고등어가 들어 있었다.
엄마는 화롯불 위에 석쇠를 올려 고등어를 구웠다. 살이 많은 중간 부위는 할머니와 아버지, 오빠와 남동생의 몫이었다.

엄마와 우리는 머리와 꼬리, 그리고 소금 몇 알로 밥을 먹었다. 살점은 없었지만, 짜디짠 고등어의 비릿한 맛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며칠씩 고모네 집에 다녀오시던 할머니는 돌아올 때면 짐 보따리에 알사탕을 꼭 숨겨 오셨다. 동구 밖에서 하얀 고무신을 신고 걸어오는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면 냅다 달려 나가 “할머니, 다녀오셨어요?” 하고 외쳤다.
그 순간은 할머니보다 보따리 속의 알사탕이 더 반가웠다.

형제가 많아 사탕은 늘 모자랐지만, 입안에 하나 넣으면 볼이 빵빵해지던 알사탕, 단맛을 아끼느라 하루 종일 녹여 먹곤 했다.

그 시절의 기억 때문일까. 남편이 시내에 나갈 때면 잊지 않고
"맛있는 거 사 와!” 라고 한다.
남편이 묻는다.
“맛있는 게 뭐야?”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아무거나.”

남편은 아이스크림을 고르며 가족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것이 가족을 생각하는 가장의 마음이겠지.
먹거리가 귀하던 시절의 그분들의 따뜻한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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