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줄의 김밥은 어디로 갔을까?
김밥 싸는 날
소풍 가는 날이면
엄마는 분홍색 소시지와
누런 덴부라를 볶아
갓 지은 보리밥에
참기름 휘이, 소금 톡톡
김치 길게 찢어 감밥을 쌌다
김도 구하기 어려운
바다가 없는 산골에서
언니, 오빠 싸고 나면
내 거는 너덜너덜 꽁다리 김밥
보물 찾기를 하다 지치면
노란 도시락을 열었다
먼 길을 걸어온 도시락은
김밥 옆구리를 터트려
소세지와 덴부라, 김치를
골고루 섞어 비빔밥을 만들어 놓았다
장기자랑을 하다 허기가 찾아오면
뻑뻑한 김밥에 미적지근한 사이다
한 모금으로 세상을 다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