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이 되는 시간

산청 몀품 곶감을 기다리는 시간

by 작은거인




감빛 커튼


노을 바람에 거는 저녁
햇살이 마지막 숨을 내쉬고
한 올, 한 올 창가에 스미면

말랑한 가을이
살며시 창문을 채운다
칼 대신 바람이 깎은 감빛

손끝에 닿는 건
투명한 추위를 가린
촘촘히 엮인 주홍빛 커튼
그 사이로 달콤한 내일이 다가온다



감빛 피라미드

가을이 지은 노란 성벽 사이
달콤한 시간을 기다리며
층층이 쌓아 올린
한겨울의 감빛 피라미드




내 손을 거쳐 감


한 알 한 알 손끝으로
쓰다듬던 손바닥의 기억은
여름을 간직한 깊은 약속


가을의 손을 떠난 빛들은
천만 개의 감빛으로 매달려
저마다 색깔을 찾은 그들은
알까?


추운 겨울 따스한 차 한 잔과
달콤한 작은해의 기다림과
내 손끝에서 수천 번 다듬고 닦인
시간과 시간을


매거진의 이전글산청 명품 곶감을 빚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