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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fia Jul 19. 2021

승자는 정말 자신의 재능으로 승리한 것인가

능력주의의 민낯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 반대로, 실패한 것은 나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능력에 따라 보상이 돌아온다는 생각은 우리 사회에서 상식으로 통하고 있다. 과연 이런 명제들은 어느 경우에도 진실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개인의 성공과 출세를 그 사람의 힘으로만 이루어냈다고 생각한다. 능력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불만을 가지거나 이의를 제기할 필요도 없다.

 

 이런 소위 '능력주의' 때문에 사회의 승자는 거만해지고 패자는 굴욕감을 느낀다. 승자는 자신의 노력으로 결과를 성취했다고, 패자는 내가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는 부의 기울어진 분배를 개인의 능력 탓으로 돌리고 만다. 마이클 샌델 교수가 말하는 '공정하다는 착각'이다. 능력주의만을 표방하는 세상은, 사람들의 첫 출발선과 그 경기에서 일부에게만 주어지는 각종 혜택들을 무시하는 오류를 저지른다.


 능력주의는 얼핏 생각하면 정말 좋은 사상이다. 자신이 일군대로 얻는다는 말만큼 공정하게 보이는 것이 또 있을까. 하지만 불행하게도 실제 그것은 사회의 정의를 담보하지 못한다. 개인의 성공은 가정 환경, 부모님의 재력, 우연한 기회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개인의 성공의 핵심적인 이유로 스스로의 '재능'을 꼽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오류다. 재능 또한 선천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돈이 되지 않는 운동 종목과 돈이 되는 운동 종목의 선수들의 부가 큰 차이가 난다는 것, 가난하게 시를 쓰는 사람과 잘나가는 펀드 매니저의 수입 차이가 확연하다는 것 등을 보았을 때, 과연 능력주의가 진정으로 기능을 하고 있는 지 의문이 든다. 돈이 되지 않는 운동선수와 가난하게 시를 쓰는 사람이, 돈이 되는 운동 종목의 선수와 금융가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덜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과연 말할 수 있을까? 세상을 시장의 논리와 자유에 맡겼을 때 정말 부의 분배는 공정하게 이루어질까?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에 바탕을 두고, 어떤 일이 인간 사회에 가치있는 일인지, 어떤 것이 정의로운 것인지, 기술관료적인 해결에 매몰되지 않고, 민주적으로 여론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 승자는 내가 성공한 것은 '신의 은총'때문이라고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패자 또한 자신의 부족함을 사회에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능력주의에 가려진 엄연한 진실들을 파헤치고 능력주의의 허구의 민낯을 직시해야 한다. 공정한 사회가 무엇인지에 대해 새로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능력주의라는 그럴듯한 논리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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