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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fia Jul 16. 2021

정신과 치료에 대한 오해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의 목소리를 담아서


 현대인들에게 미디어의 영향력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매우 강력하다. 사람들은 은연중 미디어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수용하게 된다. 때론 그 과정에서 원하지 않는 세뇌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 중 '정신과 치료'에 대한, 실제와 다른 자극적인 미디어의 묘사는 정신질환자들과 그 가족은 물론이고 관련없어보이는 다른 사람들에까지 치명적인 인상을 남긴다. 정신과 입원실이 흡사 범죄자들이 가는 감옥과 비슷하게 묘사되는 것을 보면, 정신과 치료에 대한 오해가 얼마나 사회에 만연해있는 지 잘 알 수 있다.


 정신과 치료에 대해 갖고 있는 대표적인 오해가 '입원 치료'이다. 미친 사람만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그 입원 환경도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감옥이나 수용소와 매우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타질환 환자들이 입원하는 곳과 별 다를게 없고, 심지어 많은 병원들은 쾌적한 의료 환경을 자랑한다. 입원 치료는 위중한 정신질환자에게 매우 필수적이다. 사람들은 정신과에 입원했다고 하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한 환우의 어머니는 '입원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정신과 입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개인적으로는 정신질환 당사자나 가족에게, 긴급한 상황에서의 강제입원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위급한 환자에게 적기에 올바르게 의료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도저히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고 각종 문제를 일으킬 뿐더러 치료 시기를 놓쳐서 쉽게 재발하는 난치성 환자가 될 수 있다. 정신질환에도 골든 타임이란 분명히 존재한다.

  

 또 다른 정신과 치료에 대한 오해로는 환자들이 자기관리를 잘 하지 않고 의지가 박약하다는 것이다. 정신질환은 마음의 병이 아니라 신체의 병이기 때문에, 병의 증세를 의지와 연결시키는 것은 큰 오류다. 그리고 그런 생각과 말은 환자와 그 가족에게 큰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신질환환자들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경우가 있는데, 환자에게 그걸 지적하면서 자기관리를 안한다고 하는 것 또한 금물이다. 많은 정신과 약물들의 공통적인 부작용이 체중 증가이기 때문이다. 정말 선천적으로 마른 체질인 사람이 몇개월만에 살이 찌는 경우도 많이 있다. 환자에게 살이 쪘다는 이유로, 자기관리를 하지 않는 다고 비난 하는 것은 환자를 두번 죽이는 일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신과 약물은 위험하다'라는 생각이다. 정신과 약물도 다른 약물들과 마찬가지로 분명 부작용이 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약물 치료를 거부하는 것은 소탐대실이라고 할 수 있다. 약물에는 당연히 부작용이 분명 있겠지만 약을 먹지 않음으로써 일어나는 감당하기 힘든 증상들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부작용 때문에 더 큰 것을 놓칠 수가 있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정신과 병동에 대해 사실과 다른 막연한 이미지들을 떠올리게 하는 미디어는 반성해야 한다. 이제 미디어 및 언론은 정신질환자가 왜 생기는지, 그들과 어떻게 상생할 수 있는 지, 정신질환에 대한 복지 및  정신질환자에 대한 정책이 어떻게 시행되고 있고 어떤 문제점과 해결책이 있는 지 다양하게 탐사해야 한다. 사회의 일부인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건강한 여론을 이끌어야 한다. 정신질환자가 저지르는 범죄율이 일반인에 비해 낮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질환자의 범죄는 언론 기사에 아무 정보 없이 그 범인이 정신질환자라는 사실만 언급한다. 이것은 사회의 불필요한 갈등을 부추기고, 정신질환자들을 음지로 몰아낸다. '병은 소문내라'. 그래야 낫는다. 이런 말이 있듯 정신질환자도 여러 다른 질병의 환자들처럼 당당하게 아픔을 얘기하고 나눌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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