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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fia Aug 08. 2021

여성과 남성의 부부로서의 임무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가족 내 역할 분담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 남자가 요리를 하거나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 왜 남자들의 그런 모습이 주목받고 그런 남자들에게 관심이 모아지는 것일까? 그런 방송 프로그램에서 남자들은 가정적이라며 '칭송'을 받는다. 일등 신랑감이라며 추켜세워진다. 반면, 여자가 요리를 하거나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은 당연하기 때문에 식상할 뿐이다. 재미와 흥미를 추구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런 모습은 재미가 없다. 뻔한 레퍼토리를 궁금해 할 사람은 많지 않다. 즉, 이런 모습은 여성과 남성의 가정 내부에서의  성에 비롯한 차별이 여전히 만연해 있다는 증거이며, 우리에게 그 차별은 아주 익숙한 상황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젊은 부부들의 문화에선 여성의 지위가 예전보다 한층 높아졌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이것 또한 많은 사람들이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고 여긴다는 방증이다. 손녀손자를 돌보아주는 할머니가 '외할머니'이기 때문에 여성쪽에게 권력이 일부 넘어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여전히 육아는 여자'쪽'의 임무인 경우가 많다.


 여성의 모성애는 신성시되고 추앙받는다. 그래서 일하는 여성들은 차마 입밖으로 '힘들다'는 말을 꺼낼 수가 없다. 일을 해서 돈 좀 번다고 아이를 방치한다는 죄책감도 가지고 있고, 아이를 사랑하니까 절대 지치지 않는 '슈퍼우먼'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집에서 일하는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아빠들이 아이들을 돌보는게 너무 어려워서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데 직장에 나온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처럼 육아는 정말 쉽게 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집에서 노동하고 있는 여성들은 육아가 온전히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기에 심리적인 부담감이 크다.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도 쉽지 않다. 산후우울증이 심각한 우울증으로 발전되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여성들도 인간이며 당연히 육아에 지칠 수 있다. 여성이라고 해서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는 없다. 아이가 아무리 예뻐도 피곤하고 우울한것과는 별개일 수 있다. 여성들도 독박육아에 지치다보면 아이가 때론 미울 수도 있다. 마주하고 싶지 않지만, 오히려 그것이 인간적인 모습이 아닐까. 여자는 그냥 사람이지, 어떤 영웅이 아니다. 숭고한 모성애를 이유로 여성들의 입을 막아버린다면, 그 집이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을까. 한쪽에게만 희생을 강요한다면 건강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육아는 부부 공동의 일이어야 한다. '도와주는'것도 안된다. 당연히 '함께'하는 것이다. 부부가 상의해서 적절하게 육아 부담의 균형을 맞춰주어야 한다. 남자가 직업을 갖고 돈을 벌고, 여자가 집에서 살림과 육아를 맡고 있다고 하더라도, 퇴근 시간 이후로는 부부가 같이 육아에 동참해야 한다. 엄마도 하루종일 일을 했으니, 저녁엔 같이 육아의 나머지를 함께 담당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은가? 또한 휴일엔 엄마 또한 휴일이어야 한다.


 남자가 육아에 동참한다고 해서 특별할 것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 아이의 교육과 성장은 부부 둘에게 모두 책임이 있는 세상을 희망한다. 엄마도 휴가를 즐기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엄마는 자녀들을 당연히 아주 많이 사랑하지만, 엄마 자신 스스로에 대한 사랑이 고갈된다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사랑도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 한 여자의 인생이 결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혼으로 생겨나는 많은 아름다운 일들을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누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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